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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는 사랑의 또 다른 이름”, 『정중하게 꺼지라고 외치면 돼』 출간(알바 카르달다, 더페이지)

타인이 아닌 내가 중심이 되는 인간 관계 가르침

장세환2025년 12월 11일 오후 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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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기대에 휘둘리지 않고 선을 지키는 법을 알려 주는 심리 자기계발서 『정중하게 꺼지라고 외치면 돼』가 더페이지에서 출간됐다. 아마존 커뮤니케이션 부문 베스트셀러이자 세계 31개국에 판권이 수출된 화제작으로, 신경 심리학 전문가 알바 카르달다가 관계 피로에 지친 현대인에게 “정중하지만 단호하게 아니오라고 말하는 기술”을 제안한다. 스페인·라틴아메리카에서 수십만 부가 팔린 이 책은 “도로에 차선이 필요하듯 관계에도 경계가 필요하다”는 명제를 바탕으로, 죄책감 없이 나를 지키는 경계의 심리학을 풀어낸다.

책은 먼저 ‘경계란 무엇이고, 무엇이 아닌가’에서 출발한다. 저자는 경계를 타인을 밀어내는 공격이 아니라 “타인에 대한 사랑의 표현”으로 정의하며, 건강한 선 긋기가 결국 관계를 오래 가도록 지탱하는 힘이라고 말한다. 어린 시절부터 주입된 “타인의 기분이 나보다 중요하다”는 문화와 양육 태도가 자아 존중 권리를 약화시키고, 성인이 되어서도 쉽게 조종과 학대에 노출되게 만든다고 짚는다. 하버드 인간발달 연구 등 장기 연구를 인용해, 친밀한 관계의 질이 노년의 신체·인지 건강과 직결된다는 사실도 소개한다.

이어지는 장에서는 관계 속에서 반복되는 ‘나쁜 패턴’을 깨기 위한 구체적인 심리 도구가 등장한다. 저자는 경계를 협상 불가능한 영역과 협상 가능한 영역으로 나누고, 때로는 “손해가 곧 이득”이 되는 타협을 받아들이는 것이 관계를 지키는 길이라고 조언한다. 상대의 말 의도를 분석하는 마인드맵 전략, 감정적으로 폭발하지 않고 욕구를 표현하는 자기주장 훈련, 표정·목소리·자세를 활용한 비언어적 메시지 등 인지행동 기법을 단계적으로 연습하게 한다. “예라고 말하지 않을 자유”를 강조하면서, 부가 설명 없이 단호하게 거절하기, 감사 인사와 함께 거절하기, 대안을 제시하며 우아하게 거절하기, 같은 말을 반복하며 흔들리지 않는 ‘튀는 레코드판 기술’ 등 현실적인 문장 예시도 풍부하다.

상대가 노골적인 비난과 조롱, 가스라이팅으로 경계를 시험할 때 사용할 방어 전략도 눈에 띈다. 저자는 감정적으로 휘말리지 않기 위한 침묵의 기술, 상대의 공격을 안개처럼 흩어 버리는 ‘안개구름 기술’, 부정적인 질문과 샌드위치 화법 등 다양한 대응법을 소개한다. “물 같은 사람과 기름 같은 사람은 그저 맞지 않을 뿐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라는 비유로, 끝없이 나를 소진시키는 관계는 과감히 거리 두기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한다. 마지막 장에서는 죄책감을 무기로 삼는 조종자, 도덕주의자, 험담꾼에게 “매우 정중하지만, 그렇게까지 예의 바르지는 않게 꺼지라고 말하는 법”을 통해 관계를 정리하는 용기를 건넨다.

경계의 말 한마디를 두려워하기보다, 정중한 “아니요”를 통해 나와 타인을 함께 지키는 연습이야말로 번아웃 시대의 가장 현실적인 자기 보호라는 점을 이 책은 끝까지 설득력 있게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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