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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묘를 닮은 새 도서관, 『고창황윤석도서관』 개관(고창군)

방장산과 고창읍성 사이, 실학자 황윤석을 품은 지식 문화공간 문을 열다

최준혁2025년 12월 4일 오후 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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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 황윤석 도서관.jpg황윤석도서관 전경(고창군 제공)

종묘를 떠올리게 하는 전통 목조건축 공공도서관이 전북 고창에 문을 열었다.
고창군은 3일, 고창읍에 조선 후기 실학자 이재 황윤석의 이름을 딴 ‘고창황윤석도서관’ 운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방장산을 배경으로, 앞으로는 고창읍성이 포근히 감싸는 자리에 들어선 이 도서관은 지역의 자연과 역사, 지식을 한데 잇는 새로운 문화거점으로 기대를 모은다.

고창황윤석도서관은 고창읍에 연면적 3815제곱미터 규모로 지하 1층, 지상 2층 건물로 들어섰다. 설계는 대중에게도 친숙한 건축가 유현준이 맡았다. 그는 종묘 건축에서 영감을 받아 긴 처마선과 낮게 흐르는 지붕선, 기둥과 마루의 비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한국 전통 목구조의 깊이를 살렸다.
군은 “뒤로는 방장산 능선이 받치고, 앞으로는 고창읍성이 감싸는 자리”라는 입지에 주목해, 주변 풍경과 어울리는 차분한 외관과 열린 마당을 도서관의 얼굴로 삼았다. 출입 동선 역시 마을길을 걷듯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설계해, 건물 전체가 하나의 큰 사랑방처럼 느껴지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운영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로, 직장인과 학생들이 퇴근·하교 후에도 여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주말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매주 월요일과 법정 공휴일은 휴관한다.
도서관 안에는 일반자료실과 어린이자료실, 동아리실, 세미나 공간이 배치됐고, 무인으로 운영되는 북카페 공간도 별도로 마련됐다. 이용자는 대출·반납과 간단한 독서를 카페처럼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즐길 수 있다. 군은 향후 지역 독서동아리, 청소년 진로 프로그램, 인문학 강연 등을 연계해 도서관을 생활 밀착형 복합문화공간으로 키워갈 계획이다.

이 도서관의 가장 큰 특징은 고창을 대표하는 조선 후기 성리학자이자 실학자인 이재 황윤석을 기리는 전시와 아카이브 공간이다. 성내면 출신인 황윤석은 영조와 정조 시대를 살며 열 살 무렵부터 별세 직전까지 반세기 넘게 일기와 기록을 남겼다.
그가 평생 써 내려간 ‘이재난고’에는 시와 산문, 언어학과 도학, 의학과 실용 학문까지 당시 지식 세계가 촘촘히 담겼다. 글자 수만 527만 4천여 자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으로, 현존 일기류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이 가치는 이미 공적으로도 인정받아 전북특별자치도 유형문화유산 제111호로 지정됐고, 2023년에는 국가중요과학기술자료 중 과학기술사 분야 자료로 등록됐다.
고창황윤석도서관은 이러한 학문적 유산을 전시·체험 콘텐츠로 풀어내, 어린이와 청소년에게는 지역 뿌리를 알려 주고, 연구자에게는 자료 접근성을 높이는 거점 역할을 맡게 된다.

심덕섭 고창군수는 “도서관은 뒤로 방장산이 올려다보이고, 앞으로 고창읍성이 포근히 감싸 안는 명당에 자리 잡았다”며 “주변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룬 품격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완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사에서 가장 방대한 저작 가운데 하나를 남긴 황윤석 선생의 뜻을 이어 받아, 도서관을 고창군의 새로운 지적 자산이자 지역민의 생각을 키우는 집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종묘를 닮은 지붕 아래에서 지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세대의 읽기와 쓰기가 이어지면서, 고창황윤석도서관이 전북 서남부의 대표적인 지식·문화 허브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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