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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한 폭력의 최전선에서 쓴 기록, 『여기, 우리가 있습니다』 출간(조병기 외, 사우)
여성청소년과 경찰이 들려주는 관계성 범죄와 회복의 현장
출판사 제공
성폭력·가정폭력·스토킹·교제폭력·아동학대 등 친밀한 관계에서 일어나는 범죄의 현장을 지키는 여성청소년과 경찰관들이 자신의 하루를 한 권의 책에 묶었다. 사우에서 출간된 에세이 『여기, 우리가 있습니다』는 전국 일선에서 활동하는 26명의 경찰관이 가정과 연인 사이, 부모와 자식 사이에서 벌어지는 폭력을 기록한 현장 보고서이자 인권 에세이다. 신고 접수부터 출동, 분리 조치, 피해자 보호와 회복 지원까지 이어지는 긴 여정을 따라가며 숫자 뒤에 가려졌던 피해자들의 얼굴을 드러낸다. 248쪽 분량으로, 한국에세이와 사회문제·인권 분야를 잇는 교차 장르로 기획됐다.
책은 여성청소년과 경찰의 1년 365일을 담은 3부 구성으로 펼쳐진다. 1장은 “두려움에 떠는 당신을 혼자 두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뛰는 경찰의 보람과 좌절을 다룬다. “오늘도 누군가의 불안을 덜어줄 수 있었는가”를 서로에게 묻는 이들의 모습, 가해자 검거보다 피해자가 “이제 나 혼자가 아니구나”라고 느끼는 순간을 더 중요한 성과로 여기는 태도가 인상적이다. 현장 경험을 토대로 여성폭력 대응이 지난 10여 년 동안 어떻게 바뀌어 왔는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더 달라져야 하는지도 차분히 짚는다.
2장은 ‘관계성 범죄’의 복잡한 현장을 세밀하게 보여준다. 배우자나 연인, 부모를 신고하기까지 수없이 망설이는 피해자들, 경찰 신고와 화해를 반복하다가 결국 강력 범죄로 이어지는 사례, 스토킹 피해자가 “밤마다 전화벨 소리만 들어도 그 사람일까 봐 두렵다”고 호소하는 장면 등이 이어진다. 아동학대 수사 파트에서는 말을 하지 못하는 아이의 표정과 눈빛, 멍 자국과 가정 분위기 속에서 진실을 읽어야 하는 수사 현실을 전한다. 단순한 영웅 서사가 아니라 법과 현실 사이에서 매일 딜레마를 겪는 경찰의 내적 갈등까지 담아, 친밀한 폭력을 둘러싼 구조적 문제를 입체적으로 드러낸다.
3장은 “온 마을이 나서야 폭력을 막을 수 있다”는 메시지로 시선을 넓힌다. 스토킹처벌법, 아동학대처벌법 등 제도 변화의 성과와 한계를 짚으면서, 지자체·상담기관·병원·보호시설·학교·사법기관이 함께 움직이지 않으면 피해자가 다시 위험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음을 강조한다. 동시에 “친밀한 폭력에 대해 더 많이 떠들어야 한다”는 경찰의 제안처럼, 연인이나 부부 사이의 ‘사랑싸움’으로 치부되던 폭력을 공적 언어로 말하고 신고하는 문화의 필요성을 환기한다. 여성청소년과 경찰이 겪는 높은 수준의 감정노동과 소진, 그럼에도 다시 현장으로 나갈 수 있게 하는 동력에 대한 솔직한 고백도 책 곳곳에 실렸다.
저자들은 성폭력·가정폭력·아동학대·스토킹·교제폭력에 대한 초동 조치, 수사, 피해자 보호와 정책 수립을 담당하는 현직 경찰관들이다. “무명의 연예인이 무대 위에서 다시 빛날 수 있도록 돕는 매니저처럼, 피해자의 삶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도록 뒤에서 징검다리를 놓는 일”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말하는 이들의 시선은, 범죄를 ‘사건’이 아닌 ‘사람’의 문제로 바라보게 한다. 책에는 피해자와 현장을 특정할 수 있는 요소를 최대한 지운 대신,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로서 폭력과 회복의 과정을 담아 독자의 공감을 넓힌다.
『여기, 우리가 있습니다』는 위험 신호를 감지하는 법과 신고 이후의 절차, 주변인이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에 대한 힌트를 제공해 여성폭력·아동학대 예방 교육 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다. 현장에서 피해자를 만나는 상담가·교사·사회복지사, 지역 공무원은 물론, 관계성 범죄를 “남의 일”이 아닌 “우리 모두의 일”로 이해하고 싶은 일반 독자에게도 유익한 참고서가 된다. ISBN 9791194126126, 248쪽으로, 에세이와 사회문제·성폭력·인권 분야로 분류된다. 책은 “당신은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는 메시지와 함께 폭력 없는 일상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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