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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이 클래식이 되는 순간, 『길 위의 클래식』 출간(진회숙, 상상스퀘어)
길과 음악으로 엮은 인문 예술 기행 산문집
출판사 제공
유럽 곳곳의 도시를 걸으며 클래식 음악과 예술, 역사를 함께 읽어내는 인문 기행 산문집 『길 위의 클래식』이 상상스퀘어에서 출간됐다. 음악평론가 진회숙이 나폴리와 로마, 베를린과 에딘버러, 오슬로와 헬싱키까지 유럽 도시와 마을을 따라가며 그곳에 깃든 작품과 선율,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낸 책이다. 폐허가 된 유적과 오래된 성당, 미술관과 오페라극장이 하나의 무대가 되고, 그 위에서 클래식 음악이 여행의 배경음악이자 해설이 되는 경험을 전한다.
책은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영국, 북유럽 5개 장으로 구성돼 있다. 나폴리 인근 폼페이 유적과 소렌토, 피렌체와 베네치아에서는 다 빈치와 미켈란젤로, 몬테베르디와 레스피기의 흔적을 따라가며 “모든 예술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을 실감하게 한다. 프랑스 지베르니와 베르사유, 루소와 볼테르가 머물던 마을에서는 인상주의 회화와 드뷔시의 음악, 계몽주의 사상과 근대 시민사회의 탄생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독일 편에서는 베를린 장벽이 남긴 상처와 상수시 궁전, 바이마르의 괴테와 실러의 집을 통해 음악과 문학, 정치사가 겹쳐지는 풍경을 보여준다.
영국과 북유럽을 다루는 후반부에서는 스코틀랜드 성곽과 웨일스 해안, 노르웨이 피오르와 핀란드, 스웨덴의 도시들이 무대가 된다. 저자는 에딘버러와 글래미스 성, 웨일스 펨브로크셔 해안에서 셰익스피어, 로버트 번스의 작품을 떠올리고, 노르웨이 피오르 절벽 위에서는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에 담긴 북유럽의 자연을 읽어낸다. 헬싱키와 스톡홀름에서는 시벨리우스의 음악, 디자인과 건축, 해양 도시의 역사 등이 한데 어우러지며 “자연과 예술이 한 곡의 교향곡처럼 울리는 순간”을 포착한다.
저자 진회숙은 이화여대 음대와 서울대 대학원에서 음악을 공부한 뒤 예술평론상 수상으로 평론 활동을 시작했고, 방송과 강연, 집필을 통해 클래식을 쉽고 깊게 소개해 온 음악평론가다. 『클래식 오딧세이』, 『영화로 만나는 클래식』, 『너에게 보내는 클래식』 등으로 이미 대중에게 익숙한 그는 이번 책에서 자신의 음악적 내공과 여행의 기억을 결합해, 독자가 클래식과 유럽 문명사를 동시에 만날 수 있는 서사를 들려준다. 특정 곡의 해설에 그치지 않고, 한 도시의 풍경과 그곳을 거쳐간 예술가, 당시 사회와 사상의 배경을 함께 짚어 주는 것이 특징이다.
총 520쪽 분량의 책은 여행과 클래식, 미술과 문학을 아우르는 인문 예술 산문으로, 유럽 여행을 준비하는 이들에게는 현지에서 곡과 공간을 함께 체험할 수 있는 참고서가 되고, 집에서 음악을 들으며 ‘책으로 떠나는 여행’을 즐기고 싶은 독자에게는 느린 호흡의 동반자가 되어 준다. 저자는 “시간을 지나온 자리에는 이야기가 남는다”는 말을 확인하듯, 길 위에서 만난 장면마다 하나의 선율과 작가, 역사적 장면을 배치하며 읽는 이의 귀와 눈을 동시에 깨운다.
『길 위의 클래식』은 여행지를 소비하는 관광을 넘어, 공간에 켜켜이 쌓인 기억과 예술을 함께 듣고 보고 생각하게 하는 안내서로, 클래식 입문자와 여행 애호가 모두에게 길 위에서 음악을 새롭게 만나는 계기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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