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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을 두려워하지 말고 이해하길, 『언제나 너를 지키는 약이 되어줄게』 출간(유지혜, 궁리)

워킹맘 약사가 딸에게 보내는 평생 건강 사용설명서

장세환2025년 11월 28일 오후 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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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너를 지키는 약이 되어줄게.jpg출판사 제공

약학을 전공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제약회사를 거친 현직 약사 유지혜가 아이와 부모를 위한 약 이야기 에세이 『언제나 너를 지키는 약이 되어줄게』를 궁리에서 펴냈다. 244쪽 분량의 이 책은 열이 나는 영유아 시기부터 사춘기와 성인기, 노년기까지 전 생애를 아우르며 약과 건강을 다룬다. 저자는 딸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을 빌려 해열제와 감기약, 백신에서 항암제와 치매약까지 일상에서 자주 마주치는 약을 차분하게 설명한다. 약을 무조건 피해야 할 대상도, 맹목적으로 믿어야 할 존재도 아닌 내 몸을 지키는 도구로 이해하자는 제안이 책 전반을 관통한다.
책의 앞부분은 아이가 병아리처럼 자라나는 시기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밤새 열이 오를 때 처음 먹이는 해열제, 콧물과 기침이 이어질 때 감기약을 어디까지 써야 하는지, 복통과 설사가 반복될 때 정장제와 지사제를 어떻게 골라야 하는지 같은 질문이 차례로 등장한다. 저자는 약의 성분 이름을 나열하기보다 아이 몸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부터 짚으며, 열과 감기 증상이 모두 사라질 때까지 끝없이 약으로 눌러야 하는 것이 아니라 몸의 면역이 회복될 시간을 함께 기다리는 과정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예방 접종으로 미리 싸워 보는 연습이 왜 필요한지, 연고처럼 눈에 보이는 약은 어떻게 다르게 작동하는지도 실제 경험을 곁들여 풀어낸다.

저자는 의약학 연구실이 아니라 국가 규제 기관과 제약회사 현장에서 약을 다뤄 온 이력 덕분에 약의 효능과 부작용을 동시에 바라보는 시선을 보여준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의약품 품질을 심사하던 시절, 서류와 시험 자료만으로 약의 안전성과 효과를 판단해야 했던 고민, 이후 제약회사에서 실제 생산 과정과 품질 관리를 지켜보며 느낀 책임감이 에피소드 형태로 담겨 있다. 성장호르몬 주사나 비만치료제처럼 관심이 높지만 오해도 많은 약에 대해서는 어떤 경우에 도움이 되고 어떤 경우에는 기대를 조절해야 하는지, 여러 약을 함께 먹을 때 상호 작용을 어떻게 살펴야 하는지 등 기본 원칙을 쉽게 정리한다. 약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과도한 기대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 주는 대목이다.

중반 이후에는 십 대와 성인기로 무대가 옮겨진다. 생리통과 여드름, 체중 조절처럼 사춘기 몸의 변화와 함께 찾아오는 고민을 두고 저자는 호르몬의 변화를 설명하며 참기만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고 말한다. 입덧과 분만을 견디게 돕는 약, 수유를 마무리할 때 쓰는 약 이야기는 새로운 생명을 품은 이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한 공감과 조언을 동시에 담는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골다공증약과 당뇨약, 고혈압약, 치매 진행을 늦추는 약, 암 치료에 쓰이는 항암제 등 부모 세대가 마주할 수 있는 만성질환 약을 다룬다. 저자는 약을 오래 먹는다는 사실만으로 죄책감을 느끼기보다, 내 뼈와 혈관과 기억을 지키기 위해 어떤 약이 어떤 방식으로 도움을 주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언제나 너를 지키는 약이 되어줄게』의 가장 큰 특징은 전문서가 아니라 편지 형식의 이야기라는 점이다. 각 장마다 저자는 특정 나이대의 딸을 떠올리며 약의 원리와 복용법을 설명하고, 그 사이사이에 몸을 돌보는 태도와 스스로를 아끼는 마음을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약을 삼키기 두려워하는 어린아이에게는 악몽을 쫓는 부적으로, 시험과 스트레스에 지친 청소년에게는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신호로 약을 바라보게 한다. 부모에게는 병원과 약국에서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무엇을 믿고 무엇을 질문해야 하는지 기준을 세울 수 있게 돕는다. 책장을 덮고 나면 약에 대한 지식뿐 아니라 서로의 건강을 두고 솔직하게 이야기해 볼 용기 한 스푼이 덤으로 남는다.
약사이자 엄마인 저자가 전하는 이 책은 약을 더 정확히 아는 만큼 스스로와 가족을 더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우며, 아이와 함께 오래 두고 읽어 볼 만한 평생 건강 동반자가 되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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