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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을 지키는 고슴도치 이갈루스』 출간(마레이어 톨만, 주니어RHK)

쓰레기를 줍는 고슴도치 이야기로 생태 감수성과 연대의 힘을 전하는 환경 그림책 고슴도치 한 마리의 작은 실천이 숲을 바꾼다

장세환2025년 11월 26일 오후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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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을 지키는.jpg출판사 제공

볼로냐 라가치상과 네덜란드 황금붓상을 받은 그림책 작가 마레이어 톨만의 신작 『숲을 지키는 고슴도치 이갈루스』가 주니어RHK에서 출간됐다. 이 책은 모두가 “더 빨리, 더 멀리”를 외치며 앞만 보고 달리는 세상에서, 홀로 숲의 쓰레기를 줍는 고슴도치 이갈루스의 이야기를 통해 자연의 소중함과 느린 삶의 가치를 전하는 작품이다. 한국 독자에게는 그림책 『나무집』으로 잘 알려진 작가가 다시 한번 자연주의 세계관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이야기는 할아버지 고슴도치가 손자에게 옛날 숲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숲속 동물들이 속도와 효율만을 좇는 동안, 이갈루스는 바람을 느끼며 쉬고 매일 숲의 쓰레기를 줍는다. 숲이 깨끗해지자 이번에는 산과 바다에 쓰레기가 몰려가고, 이갈루스는 끝없이 쌓이는 쓰레기와 싸우다가 결국 지쳐 쓰러진다. 이 장면을 지켜본 숲속 동물들이 뒤늦게 함께 나서 쓰레기를 치우면서, 작가는 “혼자서는 지킬 수 없지만 함께라면 달라진다”는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건넨다.

그림책의 가장 큰 특징은 독창적인 일러스트 작업 방식이다. 작가는 실제 자연 풍경을 직접 촬영해 인쇄한 뒤, 그 위에 연필과 펜, 잉크, 구아슈, 아크릴, 파스텔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동물 캐릭터를 덧입혔다. 선명하고 단단한 느낌의 배경 사진과 손으로 그린 그림이 겹치며 한 장면을 이루어, 독자가 평면 그림책이 아닌 입체적인 무대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인상을 준다. 이갈루스가 홀로 쓰레기를 줍는 장면에서는 푸른 색조와 여백을 활용해 고요함과 고독을 강조하고, 이갈루스가 지쳐 쓰러지는 순간에는 네온 핑크 톤을 더해 위태로운 감정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이후 동물 모두가 함께 나서는 후반부에는 화면 전체가 밝은 색조로 바뀌어 숲이 되살아나는 희망을 표현한다.

글에는 짧은 문장 속에 생태 감수성과 공동체 의식이 담겼다. “코끝에 스치는 햇살과 가시에 스치는 바람”을 함께 느끼는 장면처럼, 아이들이 상상 속에서 숲의 공기와 햇빛을 떠올리며 자연과 자신의 삶을 함께 돌아보도록 이끈다. 자연 보호를 거창한 캠페인이 아니라, 매일 쓰레기를 줍는 작은 행동에서 시작되는 일로 보여 주는 점도 눈에 띈다. 이갈루스가 숲 지킴이라는 이름을 받는 결말은, 누군가의 조용한 노력이 공동체 안에서 어떻게 인정받고 확장되는지 보여 주는 따뜻한 우화이기도 하다.

번역은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 어너리스트 번역 부문에 선정된 김영진 번역가가 맡았다. 네덜란드어 원문에서 직접 옮겨와, 원작의 분위기와 리듬을 살리면서도 우리말 특유의 부드러움을 더했다. 짧은 문장과 반복 구조가 어우러져 부모와 아이가 함께 소리 내어 읽기에 좋으며, 유아부터 초등 저학년까지 폭넓게 읽을 수 있는 그림책으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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