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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타가와 상 수상작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한국 출간(스즈키 유이, 리프)
“문장 하나가 삶을 바꿀 수 있는가” 2001년생 스즈키 유이,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출판사 제공
스물셋 대학원생 스즈키 유이의 첫 장편소설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가 리프에서 출간됐다. 2025년 제172회 아쿠타가와상을 받은 작품으로, “문장 하나가 사람의 삶을 뒤흔든다”는 명제 아래 사랑·언어·지식의 관계를 경쾌하면서도 치밀하게 파고든다. 번역은 이지수. 일본 언론은 저자를 움베르토 에코·칼비노·보르헤스에 견주며 “차세대 일본 문학의 샛별”로 호명했다.
소설의 기점은 사소하다. 한 괴테 연구자가 결혼기념일 식당에서 홍차 티백 꼬리표를 집어든 순간이다. “Love does not confuse everything, but mixes.”(사랑은 모든 것을 혼동시키지 않고 혼연일체로 만든다)라는, 어디에도 출처가 확인되지 않는 ‘괴테 명언’이 적혀 있다. 주인공 도이치는 이 문장을 쫓아 원문을 찾기 시작하고, 탐색은 곧 학계의 인용 관행과 진실의 경계, 언어가 현실을 묶고 푸는 방식을 향한 지적 모험으로 확장된다. 스토리는 가족·제자·동료의 일상이 한 올씩 엮이며 “말의 숲”을 통과해 “사랑이라는 띠”로 수렴한다.
작품의 강점은 지식의 밀도와 독서적 쾌감의 병행이다. 괴테·니체·보르헤스·말라르메 등 고전의 빛나는 문장들이 이야기의 연결핀으로 기능하지만, 난해함 대신 유머와 호감형 캐릭터로 독자를 끌어당긴다. “독일에선 누구 말이든 ‘괴테가 말하길—’로 시작하면 설득력이 생긴다”는 농담을 소설적 장치로 삼아, ‘권위의 말’을 맹신하는 태도를 찬찬히 비틀고, 결국 “모든 것은 이미 말해졌을지라도 ‘내 언어’로 다시 말할 때 비로소 진짜가 된다”는 메시지에 닿는다.
신형철 평론가가 “읽고 쓰는 권리를 AI에 외주화하는 시대, 앎과 삶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사유하게 하는 소설”이라 평했고, 은유 작가는 “명언으로 지은 집이지만 삶의 심장을 두드리는 이야기”라 추천했다. 잔잔히 흐르던 단서들이 후반으로 갈수록 정확히 연결되는 편집 호흡, “말은 붓에 닿는 순간 죽기도 한다” 같은 문장들이 남기는 촉감은, 오랜 독서의 내공과 신인의 추진력이 만났을 때 가능한 균형을 증명한다.
결국 소설이 묻는 것은 간단하다. 넘쳐나는 말 속에서 당신이 끝내 붙잡을 한 문장은 무엇인가. 그 문장에는 사랑이 있는가. 스즈키 유이는 그 질문을 한 권의 이야기로, 젊지만 완성된 목소리로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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