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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선택과 기억을 응시한 자전적 대작, 『레슨』 출간(이언 매큐언, 문학동네)

개인의 생애와 역사적 격변을 교차시켜 사랑과 성장의 의미를 묻는 현대 영문학 거장의 신작

장세환2025년 11월 6일 오전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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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슨.jpg출판사 제공

현대 영문학의 거장으로 불리는 이언 매큐언의 장편소설 『레슨』이 출간됐다. 이번 작품은 작가가 처음으로 자전적 요소를 전면에 내세운 소설로 알려졌으며 간결하고 정돈된 문장으로 허구와 현실의 경계를 촘촘하게 잇는다. 주인공 롤런드는 가족사와 성장의 궤적, 태어난 해와 환경까지 작가를 닮은 인물로 제시되며 한 인간의 삶을 따라가며 소설 쓰기의 본질과 나이 듦의 감각을 동시에 탐색한다. 한국어 번역은 민승남이 맡았다.

이 소설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롤런드의 어린 시절부터 노년까지를 밀도 있게 그린다. 서른일곱 살에 아내 앨리사가 쪽지 한 장만 남기고 사라진 사건이 촉발점이 되고 주인공은 기억 속에서 피아노 선생 미리엄 코넬을 소환한다. 제목이 가리키는 레슨은 피아노 수업과 인생의 교훈을 함께 뜻하며 선생과 제자의 금지된 관계는 사랑과 원한, 용서의 감정을 오래 지속되는 그림자로 남긴다. 롤런드는 선택의 순간마다 다른 가능성을 떠올리지만 눈앞의 삶을 감당하며 나아가고 독자는 후회와 회복의 리듬을 따라가게 된다.

작품은 미소 냉전의 공기와 베를린 장벽의 붕괴, 체르노빌 사고, 팬데믹 등 굵직한 사건을 배경으로 한 개인의 삶이 역사에 의해 어떻게 흔들리고 재구성되는지를 보여 준다. 전후 세대라는 행운을 누린 주인공은 더 나은 교육과 사회 질서를 경험하지만 동시에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흐름에 떠밀리기도 한다. 매큐언은 이러한 보편적 경험을 통해 무엇이 행복이고 무엇이 실패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지금 우리 삶을 돌아보게 한다.

평단은 『레슨』을 성장과 노년, 그리고 글쓰기 자체를 사유하는 야심 찬 성취로 평가한다. 한 남자의 생을 통해 가족과 사랑의 결을 섬세하게 포착하고 개인의 기억과 공적 역사 사이의 접점을 탐색하는 이 소설은 매큐언의 경력에서 중요한 전환점이자 독자에게 오래 남는 독서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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