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매체 비평 학자 최경진 교수의 평론집 『감시견의 이빨, 애완견의 꼬리』가 출간됐다. 지난 25년간 여러 매체에 기고한 칼럼과 강연·토론회 발표문, 새로 쓴 글을 더해 13개 장, 64편으로 묶은 이 책은 한국 언론이 권력 앞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왔는지를 기록한다.
저자는 언론을 ‘감시견(Watchdog)’과 ‘애완견(Lapdog)’이라는 두 얼굴로 비유한다. 권력을 감시하고 짖는 언론과 권력에 순응해 꼬리를 흔드는 언론, 이 두 얼굴이 사실은 한 몸이라는 것이다. 책은 이명박 정부의 ‘PD수첩’ 탄압과 언론사 강제 해임, 박근혜 정부의 세월호 보도 개입, 윤석열 정부 시기의 공영방송 장악 문제까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된 언론 통제 메커니즘을 촘촘히 기록한다.
특히 저자가 제31기 KBS 시청자위원장으로 재직하며 목격한 KBS의 급격한 쇠락 과정은 생생하게 담겼다. 박민 KBS 사장 취임 직후 열린 시청자위원회에서 저자가 낭독한 입장문 ― “대통령의 KBS 사장 재가 당일 저녁부터 시작된 사내 인사가, 무슨 기습 작전이라도 펼치듯 전광석화처럼 단행되었다” ― 는 책 속에 전문으로 수록됐다.
책은 권력과 언론의 애증 관계, 대통령의 언어와 언론, 선거 보도 관행, 시민 공론장의 품격, 검찰과 언론의 권력 메커니즘, 공영언론의 이데올로기, 미디어 정책, 언론과 인권, 뉴스 저널리즘, 매체 간 상호 비평, AI 시대 저널리즘까지 폭넓게 다룬다. 독일 뮌스터대에서 미디어 저널리즘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는 하버마스의 공론장 이론과 유럽 사례를 한국 언론 현실과 교차시키며, 언론과 민주주의의 관계라는 보편적 물음을 던진다.
저자는 나가는 글에서 “이 책은 누군가를 꾸짖기 위해 쓴 것이 아니다. 언론에 적잖이 실망해 왔지만, 단 한 번도 언론을 포기한 적은 없었다”고 밝힌다. 언론 위기의 원인을 외부 권력의 압박뿐 아니라 언론 내부의 무력함과 자기기만에서도 찾으며, 자기 성찰과 품격 있는 질문, 권력과 시장으로부터의 독립이라는 평범한 원칙으로 돌아가는 것이 저널리즘 재건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한다.
뉴스타파 김용진 에디터는 추천사에서 “이 책은 기자에게는 거울이고, 언론학도에게는 이론과 현장이 만나는 교본이며, 시민에게는 뉴스를 바로 보는 안내서”라고 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