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사진작가 이용남의 사진집 『민주주의를 지킨 사람들』이 구름바다에서 출간됐다. 이 책은 1986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이후부터 1990년까지 5년 동안 한국 민주화운동의 현장을 기록한 작품으로, 최루탄과 화염병이 오가는 격렬한 시위 속에서 민주주의를 열망한 국민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았다.
사진 속에는 대학생과 시민들이 독재 권력의 무자비한 무력에 맞서 싸우던 순간들이 있다. 학생들은 최루탄에 맞서 화염병을 던졌고, 시민들은 매캐한 연기를 견디며 출퇴근길을 버텼다. 때로는 전투경찰 앞에 나서서 물러가라며 삿대질을 하던 이웃들의 모습도 있다. 이용남은 “민주화운동의 진짜 주역은 위대한 이름들이 아니라 거리에서 묵묵히 버티고 끝내 이겨낸 평범한 시민들”이라고 말한다.
사진집은 단순히 과거의 기록을 넘어 오늘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 윤후덕 국회의원은 추천사에서 “민주주의는 한 세대가 만들어 다음 세대에 넘겨주는 유산이 아니라, 시대마다 새로운 모습으로 이어지는 살아 있는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시인 조정은 이용남의 사진을 “피 묻은 벽시이자, 동시에 다정한 연대를 요청하는 서정시”라고 표현했다. 김해경은 “그 시절의 모든 평범한 영웅들에게 바치는 헌사”라고 말했다.
책은 네 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1장 ‘하얀 거리’는 최루탄 연기에 뒤덮인 거리의 풍경을, 2장 ‘민주화 운동’은 격렬한 시위와 연행 장면을, 3장 ‘시민’은 고통을 함께 견디며 연대하는 이웃들의 모습을, 4장 ‘연행’은 분노와 저항의 순간을 담았다.
이용남은 노동현장, 미군 기지촌, 민주화운동 등 다양한 사회 현장을 기록해온 사진작가로, 국내외에서 다수의 전시를 열었다. 그는 이번 사진집을 통해 “하얀 최루탄 연기 속에서 코와 입을 막은 채 걸음을 재촉하던 평범한 이들의 소리 없는 아우성을 기록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민주주의를 지킨 사람들』은 1980년대 민주화운동을 기억하게 하는 동시에, 오늘날 민주주의를 지켜내야 하는 우리의 책임을 다시금 일깨운다. 긴 겨울 뒤 찾아온 새봄처럼, 민주주의는 결국 시민들의 용기와 연대 속에서 피어오른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소중한 증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