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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작은 도난당하며 완성된다 『도둑맞은 미술관』(수지 호지, 현대지성)

〈모나리자〉부터 〈절규〉까지, 사라진 명화가 남긴 범죄와 추적의 기록

장세환2026년 8월 24일 오후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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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 맞은 미술관.jpg출판사 제공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는 1911년 도난 사건이 벌어지기 전까지 루브르 박물관 한쪽에 걸린 초상화 중 하나였다. 그러나 이탈리아인 잡역부 빈첸초 페루지아가 그림을 훔쳐 달아난 뒤, 빈 벽을 보기 위해 수천 명의 관람객이 몰려들었고, 〈모나리자〉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으로 자리매김했다. 『도둑맞은 미술관』은 이처럼 걸작에 따라다니는 아이러니한 ‘도난의 미술사’를 기록한 책이다.

영국의 미술사학자 수지 호지는 세계 곳곳에서 벌어진 24건의 도난 사건을 추적한다. 나치의 대규모 약탈, 마피아가 개입한 조직범죄, 몸값 협상, FBI와 인터폴의 추적, 미술품 탐정의 활약까지, 추리소설보다 더 드라마틱한 실화들이 펼쳐진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1부 「LOST: 잃어버린 미술품」에서는 아직 행방이 묘연한 사건들을, 2부 「FOUND: 되찾은 미술품」에서는 극적으로 회수된 작품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예를 들어, 카라바조의 〈성 프란치스코와 성 로렌초가 있는 성탄〉은 1969년 시칠리아 프란체스코 대성당에서 도난당한 뒤 지금껏 발견되지 않았다. 모네와 피카소의 작품은 범인의 어머니가 아들을 감싸기 위해 난로에 태워버렸다는 충격적인 증언과 함께 영영 사라졌다. 반면 뭉크의 〈절규〉는 두 번이나 도난당했지만 결국 회수되었고, 도둑들은 “당신들의 형편없는 보안에 감사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기며 사라졌다.

책은 단순히 범죄의 전모를 밝히는 데 그치지 않는다. 도난당한 작품의 예술적 가치와 시대적 배경, 예술가의 삶까지 함께 해설해 독자의 지적·예술적 호기심을 충족시킨다. 총 253장의 컬러 이미지가 수록되어, 이제는 세계 어느 미술관에서도 볼 수 없는 명화들을 책 속에서 감상할 수 있다.

저자는 강조한다. 그림 한 점을 잃는 것은 단순한 물질적 손실이 아니다. 그 그림을 보고 감동할 기회, 그 안에 담긴 시대의 기억, 우리가 공유해온 문화의 한 조각까지 함께 사라지는 것이다. 이저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미술관은 도난당한 작품 자리에 빈 액자를 걸어두었다. 그 빈 액자는 상실과 동시에 희망을 상징한다.

『도둑맞은 미술관』은 예술의 찬란한 아름다움과 인간의 어두운 욕망이 교차하는 기록이다. 미술 애호가뿐 아니라 미스터리를 사랑하는 독자에게도 매혹적인 사건 파일이 될 것이다. 책장을 덮는 순간, 우리는 영영 사라졌을지 모를 걸작들의 ‘부재’를 통해 오히려 예술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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