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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 불가능성의 무기 『미치광이 전략』(짐 슈토, 21세기북스)

트럼프 외교의 혼란과 파문, 그리고 세계질서의 변화

장세환2026년 8월 19일 오후 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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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광이 전략.jpg출판사 제공

CNN 국가안보 수석 특파원 짐 슈토의 『미치광이 전략』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예측 불가능성”이라는 키워드로 해부한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중국, 북한, 시리아, 이란 등 여섯 나라를 중심으로 트럼프식 외교의 실체를 연대기적으로 기록한 책이다.

저자는 닉슨의 ‘미치광이 전략’을 소환하며, 트럼프가 이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부활시켰다고 말한다. 닉슨의 광기가 적국을 겨냥한 연출이었다면, 트럼프의 광기는 연출인지 실체인지 최측근조차 구분하지 못했다. “중요한 건 그게 계산된 행동이 아니었다는 겁니다”라는 증언은 그의 의사결정 과정이 얼마나 종잡을 수 없었는지를 보여준다.

책은 푸틴을 향한 ‘맹목적 호감’, 시진핑을 향한 ‘선택적 적대감’, ‘화염과 분노’에서 ‘사랑에 빠지다’로 급반전한 대북 외교, 쿠르드 동맹을 저버린 시리아 철군, 흔들린 이란 레드라인을 생생히 재구성한다. “나는 관세맨입니다”라는 트럼프의 발언은 대중 정책을 압축해 보여주는 사례로 등장한다.

저자는 트럼프 외교의 성과와 한계를 균형 있게 짚는다. ISIS 격퇴 가속화, 나토 방위비 분담 증액,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낸 정상외교는 성과로 인정하지만, 그 결과가 얼마나 지속 가능한지 냉정하게 평가한다. 북한의 핵 능력은 오히려 강화되었고, 이란 핵 합의 파기는 이란의 핵 활동 확대로 이어졌다. 동맹과 적국을 가리지 않고 모든 외교 관계가 이해타산적 거래로 전락한 결과, 미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는 크게 하락했다.

책 속에서 저자는 이렇게 기록한다.

“트럼프 집권 4년은 세계 무대에서 미국의 위상을 송두리째 뒤바꿔 놓았다.” (312쪽)

『미치광이 전략』은 단순한 회고록이 아니라, 트럼프식 외교가 만들어낸 세계질서를 이해하기 위한 해설서다. 특히 북한을 다룬 두 개 장은 한반도가 ‘미치광이 전략’의 최전방 실험장이었음을 증언한다. 예측 불가능성이 협상의 무기인지, 국가적 리스크인지 묻는 저자의 질문은 오늘날 국제정세를 읽는 우리 모두의 질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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