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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값에 매겨진 노동의 기록 『나의 엄마는 도시의 청소부입니다』(장샤오만, 웅진지식하우스)

중국 선전의 청소 노동에서 발견한 인생의 존엄

장세환2026년 8월 19일 오후 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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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엄마는 도시의 청소부입니다.jpg출판사 제공

중국 전역을 울린 화제의 논픽션 『나의 엄마는 도시의 청소부입니다』가 국내에 출간됐다. 저널리스트 장샤오만이 900일 동안 엄마의 노동을 집요하게 따라가며 기록한 이 책은 ‘2024 중국 좋은 책’, ‘CCTV 추천도서’에 선정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야기는 중국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선전에서 시작된다. 평생 부엌과 광산에서 가족을 건사해온 엄마 춘샹은 쉰두 살에 선전에 올라 고급 쇼핑몰의 미화원이 된다. 무릎 활막염을 숨긴 채 하루 16시간, 3만 보를 걸으며 얼룩을 닦는 삶. 발에 호두만 한 물집이 잡혀도 다시 출근하고, 집세를 아끼기 위해 화장실에서 몰래 잠을 청하는 동료들과 함께 도시의 청결을 떠받친다. 그러나 그 노동의 가치는 하루 18,400원으로 계산된다.

명문 대학을 졸업하고 IT 대기업에 다니는 딸은 엄마의 청소 일을 따라가며 자신이 어떤 몸과 희생 위에서 이곳까지 왔는지를 비로소 마주한다. 부끄럽고 외면하고 싶었던 가난과 고향, 엄마의 삶을 다시 읽는 과정은 결국 자기 기원을 찾아가는 여정이 된다. “너는 엄마가 얼마나 힘든지 몰라”라는 말 앞에서 눈을 돌리던 딸은 이제 엄마와 동료 미화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책은 도시의 화려한 풍경과 그 이면을 동시에 보여준다. 쇼핑몰에 생상스의 〈백조〉가 흐르고 사람들이 코코넛 치킨을 먹으며 느긋하게 걷는 동안, 미화원들은 극한의 노동에 시달린다. 선전은 효율과 성장의 상징이지만, 그 도시를 떠받치는 이주노동자들은 연금과 복지에서 배제된 채 ‘임시적 삶’을 이어간다. 이는 중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산업화를 몸으로 떠받치고도 얇은 연금과 생계형 일자리로 노년을 버티는 한국의 현실과도 겹쳐진다.

책 속에서 저자는 이렇게 고백한다.

“엄마의 인생과 노동의 이력도 글로써 기록하고, 엄마의 기억 속에서 흐릿해진 여러 해들을 차근차근 정리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엄마의 과거를 이해하고, 엄마가 겪고 있는 현재를 기록하며, 과거의 나 자신을 찾아가야 한다.” (프롤로그)

『나의 엄마는 도시의 청소부입니다』는 단순히 한 가족의 이야기가 아니다. 도시가 지워버린 삶을 복원하고, 노동의 존엄을 다시 묻는 기록이다. 글을 많이 배우지 못한 엄마가 이 책만은 끝까지 읽어주기를 바라는 딸의 마음이 담긴 이 책은, 결국 우리 모두의 ‘엄마의 역사’를 다시 듣고 싶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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