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2022년 문학동네신인상 본심에 오른 수많은 작품들 가운데 유독 빛나는 소설이 있었다. “작품마다 잊히지 않는 장면이 꼭 있다는 것이 특출나다”(조해진), “인생의 진실 한 자락에 정직하게 도달하는 결기”(강지희), “현실과 환상이 어울려 있으면서도 낭만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이지은)이라는 평가를 받은 서고운의 「숨은 그림 찾기」였다. 그로부터 4년, 서고운은 첫 소설집 『사랑은 하루도 사랑』을 내놓으며 한국문학의 새로운 기대주로 자리매김한다.
이번 소설집은 등단작을 포함해 아홉 편의 작품을 묶었다. 「숨은 그림 찾기」에서는 길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세상을 상상하며 경이로움을 느끼는 인물의 시선을 통해, 가까운 일상과 먼 세계가 교차하는 순간을 포착한다. 「위드걸스」에서는 입양과 버려짐, 사랑과 구원의 경계에서 흔들리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구원은 필요 없어. 우리는 살아남을 거야”라는 대사는 이 소설집 전체를 관통하는 선언처럼 읽힌다.
표제작 「사랑은 하루도 사랑」은 “안 괜찮아져도 괜찮아질 거야”라는 대사로 살아가는 용기를 보여준다. 「월요 휴무」에서는 사소한 친절에 감동하는 선한 인물의 하루를, 「복숭아 심기」에서는 밝은 밤에 울음을 터뜨리는 순간을, 「너구리 온다」에서는 부적처럼 간직한 물 한 병이 인연을 불러오는 이야기를 담았다. 「내일의 날씨」는 “세상은 망하지 않아요. 망하는 사람들만 있지”라는 냉정하면서도 다정한 문장으로 끝의 연속을 사유한다. 「여름이 없는 나라」와 「다이빙」은 계절과 빛, 물속의 반짝임을 통해 삶의 연속성과 애정을 그려낸다.
서고운의 소설은 돌봄과 애도, 애정과 미움 사이에서 발생하는 미묘한 온도를 포착한다. 박상영은 “쓸쓸하고 아름다운 것들로 가득 차 있으며, 오래 웃었고 오래 아팠으며 마침내 더 오래 사랑할 자신이 생겼다”고 평했다. 문학평론가 안서현은 “우리는 연속체로서 살아남을 거야”라는 인물들의 다짐을 강조하며, 낭만을 거부하는 냉정함이 다정함과 구별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랑은 하루도 사랑』은 구원 대신 생존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 생존은 차갑지 않다. 서로를 붙들고 살아남는 과정에서 사랑과 우정은 여전히 빛을 발한다. 서고운은 첫 소설집을 통해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 사랑과 우정이 이긴다”라는 선언을 다시 증명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