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고전 동화 《빨간모자》의 뒷이야기를 상상해 본 적이 있는가. 숲에서 늑대를 만났던 그 빨간모자가 어른이 되어 엄마가 된다면 어떤 모습일까. 한아영 작가의 첫 그림책 『엄마가 된 빨간모자』는 바로 그 질문에서 출발한다. 아이를 지켜 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과, 세상을 주체적으로 경험하고 싶은 아이의 마음이 숲 속에서 교차한다.
책 속에서 빨간모자는 이제 엄마가 되어 딸 초록모자를 홀로 할머니 댁에 보내야 한다. 엄마는 숲을 위험한 곳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딸보다 먼저 숲길을 달려가 가시덤불을 치우고, 징검다리를 놓으며 위험을 없애려 한다. 그러나 초록모자에게 숲은 전혀 다른 세계다. 다람쥐와 새를 만나며 즐겁게 뛰어가고, 가시덤불을 노래하며 피해 가며, 물속을 첨벙거리며 걸어간다. 엄마가 걱정하는 동안 아이는 자기 방식으로 숲을 경험하며 성장한다.
이 책은 부모와 아이가 같은 숲을 바라보면서도 전혀 다른 시선을 갖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부모에게 숲은 ‘조심해야 하는 곳’이지만 아이에게는 ‘궁금하고 재미있는 곳’이다. 과잉보호와 주체적 성장 사이에서 부모와 아이가 함께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다. 늑대 역시 다시 등장하지만, 이번에는 무서운 존재가 아니라 오해받은 존재로 그려진다. 아이의 눈에는 친구가 될 수 있는 늑대가, 엄마의 눈에는 두려운 늑대가 있다.
한아영 작가는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아이들이 세상을 주체적으로 바라보는 방식과 부모 마음속 불안을 그림책에 담았다. 홍익대학교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미술 교습소를 운영하며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과 부모를 가까이에서 만나온 경험이 작품에 녹아 있다. 『엄마가 된 빨간모자』는 아이에게는 모험과 놀이의 즐거움을, 부모에게는 걱정과 사랑의 마음을 동시에 비추며, 결국 아이를 지켜 주는 것과 믿어 주는 것 사이에서 함께 성장하는 부모와 아이의 관계를 그린다.
익숙한 고전을 새롭게 읽는 즐거움, 그리고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던지는 질문. “나는 아이에게 어떤 숲을 보여 주고 있을까?” 『엄마가 된 빨간모자』는 오늘날 모든 부모와 아이에게 따뜻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전하는 그림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