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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을 상속받은 세대, 『청년 자살 사회』(이완, 이글루)

혼자 살고 혼자 죽는 사회, 불평등 구조 속에서 청년 자살을 사회적 문제로 고발하다

장세환•2026년 8월 14일 오후 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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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자살 사회.jpg출판사 제공

한국 사회는 오랫동안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특히 청년층의 자살은 단순한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사회적 구조의 실패를 드러내는 지표다. 이완의 신간 『청년 자살 사회』(이글루)는 청년 자살을 개인의 문제로 축소하지 않고, 불평등한 사회 구조와 고립된 공동체의 현실을 고발한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에서 출발한다. 아버지의 죽음과 남겨진 빚, 어머니의 개인회생을 돕기 위해 19세부터 파리바게트, 다이소, 아트박스, 편의점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생활비를 감당해야 했던 청년의 삶은 “월급은 위로가 되지 않았다”는 말로 요약된다. 군대에서 공황장애 진단을 받고 자살을 시도했던 경험까지 고백하며, 청년들이 왜 죽음으로 내몰리는지 그 사회적 원인을 추적한다.

책은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제1장은 저자의 비정규직 일기와 자살 시도 경험을 담아내며, 제2장은 청년 자살의 사회적 원인을 분석한다. 불평등한 피라미드 사회, 기회 불평등, 애착과 친밀감의 결여, 사회적 지위가 건강을 예측하는 구조적 문제 등이 청년 자살을 촉발한다. 제3장은 “죽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을 살리는 법”을 모색한다. 사회연대와 복지 확대, 공동체적 대응을 통해 절망을 덜어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책속에서 저자는 “자살은 절망의 증상이다”라고 단언한다. 자살은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사회적 실패의 결과라는 것이다. 영국 심리학자 로리 오코너의 말을 빌려 “자살은 나쁜 사회를 향한 기소장”이라고 강조하며, 한국 사회에 쌓여 있는 수만 장의 기소장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그는 “우리는 고통을 나누지 않은 대가로, 누구에게도 진심으로 의지할 수 없게 되었다”고 지적한다. 청소년의 자해, 청년의 자살, 중년의 위기, 노년의 고독사까지 모두 고통을 나누지 않은 사회의 결과라는 것이다. 따라서 자살 예방은 단순히 개인의 정신건강 문제로 한정할 수 없으며, 사회적 연대와 공동책임을 통해 절망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청년 자살 사회』는 단순한 개인 경험담이 아니다. 자살의 개인적·사회적 원인과 극복 방안을 담아내며, 청년 자살을 사회적 문제로 바라보도록 독자를 이끈다.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 때 무턱대고 자신만 탓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보여주는 이 책은, 청년 없는 사회가 아닌 청년이 살아남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절박한 호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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