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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은 우리를 행복하게 했는가, 『문명의 역습』(크리스토퍼 라이언, 반니)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저자가 던지는 질문, “정말 지금이 최선인가?” — 수렵채집인의 삶에서 찾는 행복의 원형

장세환2026년 8월 14일 오후 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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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역습.jpg출판사 제공

“인간의 역사는 진보한다.” 우리는 이 말을 의심하지 않는다. 스마트폰으로 세계와 연결되고, 편리한 집과 풍요로운 물질을 누리며, 문명이 우리를 더 행복하게 만들었다고 믿는다. 그러나 크리스토퍼 라이언은 신간 『문명의 역습』(반니)에서 이 믿음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정말 지금이 최선일까? 왜 우리는 불안과 박탈감, 우울증에 시달리며, 행복한 사람을 찾기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는가.

저자는 홉스가 말한 ‘만인 대 만인의 투쟁’이나 도킨스의 ‘생존 경쟁’이 과연 인류의 본질이었는지 의심한다. 그는 현존하는 수렵채집인의 삶을 추적하며, 고대인의 삶이 우리가 상상하는 것처럼 암담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수렵채집 사회는 평등주의, 이동성, 감사하는 마음이라는 세 가지 특징을 공유했고, 이는 인간 본성에 적합한 환경이었다. 반대로 농업혁명 이후 노동은 인간의 시간을 앗아갔고, 계급과 불평등이 생겨나며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고통의 토대를 만들었다.

책은 문명이 우리에게 준 것과 빼앗은 것을 날카롭게 대비시킨다. 항생제와 수술 같은 문명의 성과가 있지만, 동시에 문명이 만들어낸 위험과 질병이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우리 집에 불을 지른 사람이 물이 든 양동이를 들고 왔다고 해서 고마워할 일은 아니다”라는 저자의 말은 문명의 역설을 압축한다.

라이언은 보노보의 습성을 통해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한다. 침팬지의 폭력성을 인간 본성의 증거로 삼는 주장과 달리, 보노보는 평화적이고 호혜적인 관계를 유지한다. 이는 문명 이전의 삶이 반드시 잔혹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농업혁명 역시 ‘발전’의 결과라기보다 기후변화에 따른 우발적 선택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문명은 우리가 간절히 바랐던 발명품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문명의 역습』은 단순한 과거 회고가 아니다. 저자는 “오래된 미래”라는 개념을 제시하며, 수렵채집인의 사고방식을 현대 사회에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탐구한다. 인터넷 기반의 동료 네트워크, 암호화폐, 독립출판, 원격 의료와 교육 같은 새로운 시스템이 고대의 평등성과 공동체성을 되살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결국 이 책은 문명이 우리에게 준 편리함과 동시에 빼앗아간 행복을 직시하게 만든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는 말이 맞다면, 발전이 필요 없을 정도로 행복했던 선조들의 삶을 다시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라이언은 우리가 잃어버린 ‘행복의 원형’을 되찾는 길은 과거로부터 미래를 설계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문명의 역습』은 문명에 찔린 현대인의 환부를 드러내며, 우리가 이제라도 회복해야 할 삶의 이정표를 제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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