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가 쏟아지던 밤, 세계적인 프리마 발레리나가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된다. 너무도 정교한 현장, 엇갈리는 진술, 무대처럼 연출된 죽음. 해외 4개국 판권 수출 작가 송대길이 두 번째 장편소설 『다잉 스완, 친애하는 나의 살해자에게』를 BmK에서 출간했다. 프리마 발레리나 살인사건으로 시작되는 K-예술 미스터리다.
강력범죄수사대는 사건의 조각을 하나씩 맞춰가지만, 확신이 생길 때마다 사건은 전혀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이 소설의 관전 포인트는 세 가지다. 첫째는 예술의 정점에서 시작되는 치명적인 살인사건이다. 세계를 누비던 프리마 발레리나가 검은 백조의 모습으로 발견된 현장은 단순한 범죄 현장이 아니라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설계한 무대처럼 보인다. 수사대가 사건에 접근할수록 정교하게 얽힌 진술들은 오히려 진실에서 멀어지게 만든다. 둘째는 발레와 추리가 만난 드문 K-예술 미스터리 설정이다. 공연 예술의 화려한 세계와 냉정한 범죄 수사가 맞물리며 전혀 다른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셋째는 욕망과 진실의 심리전이다. 무대 위에서는 절대 드러내지 않았던 상처와 욕망이 수사가 깊어질수록 하나씩 수면 위로 떠오른다. 아름다움이 가장 완벽해지는 순간 진실은 가장 위험한 얼굴을 드러낸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경계가 끝까지 흔들리는 것이 이 소설의 구조다. 세계적인 프리마 발레리나는 왜 검은 백조의 모습으로 발견됐는가. 그 질문을 쫓는 수사가 깊어질수록 이야기는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뻗어나간다.
"발레는 인간의 몸이 만들어내는 가장 아름다운 예술입니다. 그러나 완벽한 아름다움 뒤에는 때로 상처와 욕망이 숨어 있습니다. 『다잉 스완』은 그 어두운 틈에서 시작된 이야기입니다." 송대길이 직접 밝힌 이 말은 소설의 방향을 압축한다. 발레의 화려함을 배경으로 삼되 그 이면의 어둠을 정면으로 파고드는 작품이다. "한때 세계를 풍미했던 무용수가 휘고 뒤틀린 몸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부검의에게 시작하려 했다. 그녀가 무대에서 온몸으로 관객에게 했던 것처럼……." 첫 장면부터 분위기를 압도하는 이 문장은 소설 전체에 흐르는 서늘한 긴장감을 예고한다. 무대는 끝났지만 이야기는 이제 시작된다.
한국형 미스터리와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 발레와 공연과 예술 소재에 끌리는 독자, 화려한 표면 아래의 심리와 욕망을 읽고 싶은 독자에게 겨냥한 작품이다. 발레의 우아함과 인간의 어두운 욕망이 교차하는 지점, 그 아름답고도 위험한 무대 위에서 이 소설은 마지막 페이지까지 독자를 놓아주지 않는다. 베테랑 광고기획자 출신으로 소비자 내면의 욕망과 심리를 평생 분석해온 송대길이 설계한 인물들의 균열은 책장을 덮은 뒤에도 오래도록 여운을 남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