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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골품제부터 2024년 비상계엄까지, 『이불킥 한국사』 출간
역사교사 이종관이 한국사의 부끄러운 순간들을 27개 챕터로 엮은 대중 역사 교양서 『이불킥 한국사』를 브리드북스에서 펴냈다.

출판사 제공
브리드북스가 역사교사 이종관의 『이불킥 한국사』를 펴냈다. 사람만 이불을 걷어차는 게 아니다. 나라의 역사에도 자다가 벌떡 일어나 이불을 걷어차고 싶을 만큼 답답하고 부끄럽고 어이없는 순간들이 있다는 발상에서 출발한 역사 교양서로, 신라 골품제부터 2024년 비상계엄까지 2080년 한국사의 흑역사를 27개 챕터에 담았다.
책은 죽은 사람에게까지 세금을 걷은 삼정의 문란, 오보 기사 한 줄에 한반도가 반토막 난 신탁통치 사건, "정부는 서울에 머물 것"이라는 방송을 대전에서 녹음해두고 도망친 대통령, 투표함에서 종이 대신 깡패가 나오던 3·15 부정선거까지, 알면 알수록 이불 속에서 발차기가 절로 나오는 장면들을 훑는다. 제목처럼 가볍게 웃고 넘길 법한 소재들이지만, 책이 진짜 노리는 것은 그다음이다.
전체 구성은 분열, 수탈, 상실, 상처, 시민의 회복이라는 다섯 개의 부로 이어진다. 신라 골품제를 다루는 1장은 "우리는 지금 누구를 뼈로 가르고 있을까"라고 묻는데, 천 년 전 신분제의 잔재가 오늘의 스펙 사회와 무관하지 않다는 뜻이다. 병자호란 당시 성 안에 숨은 리더와 성 밖에서 버려진 사람들을 다루는 장에서는 세월호 참사 당일의 7시간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과거의 부끄러움을 오늘의 질문으로 잇는 이런 구성이 이 책을 단순한 옛날이야기 모음과 구별 짓는다.
책에는 한국사와 닮은 세계사적 사건을 나란히 놓는 '세계도 이불킥' 코너도 곳곳에 배치됐다. 신라 골품제와 견줄 만한 다른 나라의 신분 질서, 만적의 난이 프랑스 혁명보다 600년 먼저 던진 질문, 학생들이 역사를 바꾼 순간들인 중국 5·4 운동과 프랑스 68혁명 등을 함께 짚어 한국사를 세계사 속에 놓고 보게 한다. 을사오적의 매국, 전 재산을 팔아 신흥무관학교를 세운 이회영 6형제, 전태일의 죽음, 2024년 12월 3일의 비상계엄까지, 부끄러운 장면과 그것을 이겨낸 사람들의 장면이 함께 배치된 점도 눈에 띈다.
저자 이종관은 경기역사교육실천연구회 초대 회장을 지냈고 교사성장학교 대표로 활동 중이며, 2022 개정 교육과정 중등 역사 교과서(천재교과서)의 대표 저자이기도 하다. 『개념연결 초등 세계사 사전』, 『1일 1주제 9분 만에 끝내는 한국사』 등을 펴낸 그는 이번 책에서도 부끄러운 어제를 통해 더 나은 내일을 배우자는 메시지를 눈높이 낮은 문장으로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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