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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 버린 놀이공원에서 다시 시작된 참극, 『폐놀이공원의 살인』 (샤센도 유키, 더블샷)
총기 난사로 하루도 못 버티고 문 닫은 폐놀이공원을 무대로 과거와 현재의 수수께끼가 교차하는 샤센도 유키 '폐허 탐정 시리즈'의 첫 작품.

출판사 제공
더블샷이 일본 작가 샤센도 유키의 본격 미스터리 『폐놀이공원의 살인』을 출간했다. 20년 전 가오픈 첫날 무차별 총기 난사 사건으로 단 세 시간여 만에 문을 닫은 비운의 놀이공원 '일루전 랜드'. 웃음과 비명이 함께 끊긴 이 거대한 폐허가 소설의 무대다.
이야기는 폐허 마니아이자 생계형 아르바이트생인 마가미 에이타로가 괴짜 대부호 도시마 이오리의 기묘한 초대를 받으면서 시작된다. 일루전 랜드에 모인 이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품은 과거의 놀이공원 관계자들과 폐허 마니아들. 도시마는 "보물을 찾는 자에게 일루전 랜드를 넘기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던진다. 그러나 보물찾기의 들뜬 공기는 오래가지 않는다. 20년 전의 참극을 재현하듯 캐릭터 인형탈을 쓴 시체가 발견되면서, 평온하던 폐허의 정적은 순식간에 얼어붙는다.
'인형탈을 쓰고 죽다'라는 장 제목은 이 작품의 성격을 압축한다. 꿈과 환상의 상징이어야 할 인형탈이 죽음의 가면이 되는 순간, 놀이공원이라는 공간의 명랑함은 그대로 공포의 질감으로 뒤집힌다. 이어지는 '불타는 미궁'과 '땅에 묻힌 진실'이라는 제목들은 사건이 폐허의 표면이 아니라 그 아래 묻힌 시간을 향해 파고들 것임을 예고한다. '잃어버린 꿈의 나라'에서 과거와 현재의 수수께끼는 그렇게 교차한다.
샤센도 유키는 기묘하고 환상적인 무대 설정과 차갑고 날카로운 논리의 절묘한 결합을 특기로 하는 작가다. "사람을 두 명 이상 살해한 자는 '천사'에 의해 즉시 지옥으로 떨어진다"는 독특한 설정의 『낙원은 탐정의 부재』로 제21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 후보에 올랐고, 『회수』로는 일본 SF 대상과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 신인상 후보에 오르는 등 라이트노벨과 본격 미스터리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어 왔다.
『폐놀이공원의 살인』은 그런 작가가 새로 여는 '폐허 탐정 시리즈'의 첫 작품이다. 매혹적인 폐허라는 무대 위에 치밀하게 설계된 복선과 트릭이 어떤 반전과 카타르시스로 이어질지는, 독자가 직접 일루전 랜드의 녹슨 문을 열고 확인할 몫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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