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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의 7년을 공책에 그린 할머니의 사랑, 『너는 어느 별에서 왔니?』 출간(이재연, 소동)
이재연의 『너는 어느 별에서 왔니?』는 70대 할머니가 늦둥이 손주의 성장 과정을 7년간 기록한 그림 에세이다.

출판사 제공
한 아이가 태어나 초등학교에 들어가기까지의 시간은 가족에게 가장 빠르고도 긴 계절이다. 이재연의 『너는 어느 별에서 왔니?』는 70대 할머니가 늦둥이 손주의 탄생부터 입학 전까지 7년의 일상을 그림과 글로 기록한 그림 에세이다. 60여 권의 공책에 빼곡히 담긴 기록은 한 아이의 성장사이자, 할머니가 다시 삶의 의미를 발견해가는 시간이다.
처음 손주의 임신 소식을 들었을 때 저자는 자신의 취미 생활에 방해가 될까 걱정했다. 그러나 막상 손주를 마주한 순간 그는 세상 둘도 없는 ‘손주 바보’가 되었다. 2017년 하얀 눈이 내리던 날 태어난 아이가 발을 꼼지락거리고, 뒤집기를 하고, 걸음마를 떼고, 고집을 부리며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장면들이 이 책에 담겼다.
이 책의 힘은 기록의 양보다 시선의 온도에 있다. 투박하지만 사랑이 담긴 문장,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그림은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가족이 쏟은 헌신을 보여준다. 동시에 육아는 돌봄을 받는 아이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할머니 역시 손주를 돌보며 위로받고 치유된다. 늦은 나이에 다시 시작된 돌봄은 피로만이 아니라 생의 활기를 가져온다.
저자의 삶도 책의 중요한 배경이다. 대전여자고등학교를 졸업했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학업을 멈춰야 했고, 두 아들과 남편을 뒷바라지하며 오랜 시간을 보냈다. 남편을 떠나보낸 뒤 다육식물을 돌보다 도자기를 배우고, 도자기에 그림을 넣고 싶어 일흔이 다 된 나이에 도서관 그림동아리 문을 두드렸다. 정식으로 그림을 배우지는 않았지만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림을 그리며 살고 있다.
『너는 어느 별에서 왔니?』는 육아에 지친 부모, 은퇴 뒤 삶의 의미를 찾는 시니어, 할머니의 사랑을 기억하는 독자에게 다르게 다가간다. 한 아이의 성장 기록은 결국 한 가족이 서로를 돌본 기록이다. 수백 컷의 그림과 글은 어떤 미사여구보다 묵직하게 말한다. 뜻밖에 찾아온 아이는 한 가족에게 어느 별에서 온 선물이었고, 그 선물을 기록한 손끝은 또 다른 삶을 피워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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