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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린이 등단 31년 만에 처음으로 꺼내놓은..., 『천 개의 웃음과 눈물의 낙원』 출간(전경린, 김영사)

작품의 분위기와 서사를 따라 오늘의 독자에게 건네는 문학적 질문

장세환2026년 7월 7일 오후 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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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웃음과 눈물의 낙원
📖 도서 정보

천 개의 웃음과 눈물의 낙원

저자
전경린
출판사
김영사
발행일
2026-07-10
ISBN
9791173327254
정가
11,7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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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린이 등단 31년 만에 처음으로 꺼내놓은..., 『천 개의 웃음과 눈물의 낙원』 출간(전경린, 김영사)출판사 제공

이야기는 한 장면에서 시작되지만, 독자가 붙드는 것은 그 장면 뒤에 숨어 있는 불안과 질문이다. 『천 개의 웃음과 눈물의 낙원』은 사건의 자극보다 분위기와 구조를 통해 긴장을 만들어가는 신간이다. 김영사가 선보인 이 작품에서 전경린는 장르의 외피 안에 인물의 선택과 세계의 균열을 함께 배치한다.

책의 중심은 분명하다. 전경린이 등단 31년 만에 처음으로 꺼내놓은 유년의 기억, 《천 개의 웃음과 눈물의 낙원》. 한국문학의 근간을 호명하는 소설선 올-타임의 첫 책이다. 감꽃으로 뒤덮인 작은 마을, 어린 화자 새별이가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포탄에 정신을 놓은 복덕이, 다리를 잃은 희조 아재, 쫓겨난 순자 이모까지, 전쟁과 시대의 상처를 품고도 서로에게 기대어 살아가는 이들의 삶이 담겼다. 이 흐름은 단순한 정보 전달보다 책이 왜 지금 읽혀야 하는지를 보여 주는 쪽에 가깝다. 독자는 내용을 따라가며 주제가 만들어진 배경과 그것이 자신의 삶이나 사회적 현실과 만나는 지점을 함께 확인하게 된다.

목차의 키워드도 책의 결을 드러낸다. 「천 개의 웃음과 눈물의 낙원」은 책의 주제를 구체적인 장면과 질문으로 낮추는 대목이다. 「발문│낙원의 기쁨_강화길(소설가)」은 책의 주제를 구체적인 장면과 질문으로 낮추는 대목이다. 「작가의 말」은 책의 주제를 구체적인 장면과 질문으로 낮추는 대목이다. 이런 항목들은 단순한 차례가 아니라, 독자가 책을 읽으며 붙들어야 할 문제의식으로 기능한다.

눈에 띄는 점은 주제를 과하게 장식하지 않는 태도다. 책은 독자에게 특정한 결론을 밀어붙이기보다, 읽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판단의 기준을 세우도록 돕는다. 그래서 이 책은 빠르게 소비되는 소개글보다, 천천히 밑줄을 긋고 다시 펼쳐 볼 수 있는 읽을거리로 남는다.

저자의 이력은 책의 관점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배경이 된다. 소설집 《염소를 모는 여자》 《바닷가 마지막 집》 《물의 정거장》 《천사는 여기 머문다》 《굿바이 R》, 장편소설 《아무 곳에도 없는 남자》 《내 생에 꼭 하루뿐일 특별한 날》 《열정의 습관》 《검은 설탕이 녹는 동안》 《황진이》 《언젠가 내가 돌아오면》 《풀밭 위의 식사》 《최소한의 사랑》 《해변빌라》 《이마를 비추는, 발목을 물들이는》 《이중 연인》 《자기만의 집》 《얼룩진 여름》, 어른을 위한 동화 《여자는 어디에서 오는가》, 산문집 《그리고 삶은 나의 것이 되었다》 《나비》 《사교성 없는 소립자들》이 있다. 한국일보문학상, 문학동네소설상, 21세기문학상, 대한민국소설상,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현진건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이러한 경력과 관심사는 책의 주제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축적된 경험과 문제의식에서 나왔음을 보여 준다.

『천 개의 웃음과 눈물의 낙원』은 새 책 소식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작품 속 인물과 사건을 따라가며 지금 자신의 자리에서 다시 생각할 질문을 얻게 된다. 쉽게 정리되는 답보다 오래 남는 사유를 원하는 독자에게 이 신간은 충분히 주목할 만한 선택지가 된다.

무엇보다 『천 개의 웃음과 눈물의 낙원』은 줄거리만 빠르게 따라가는 읽기보다, 인물이 처한 상황과 장면의 공기를 함께 느끼게 한다. 사건의 끝보다 그 사건이 남기는 감정과 질문을 오래 붙들게 한다는 점에서 장르 독자와 문학 독자 모두에게 말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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