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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와 질환 너머의 얼굴” 『높고 낯선 담장 속으로』 출간(출판사명)

교도소 상담실에서 만난 정신질환 범죄자들의 목소리, 그리고 우리 사회가 외면한 질문

손선영2025년 8월 28일 오후 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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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고 낯선 담장 속으로.jpg출판사 제공

정신전문간호사이자 범죄심리사인 조은혜 작가가 『높고 낯선 담장 속으로』를 통해 교도소 상담실에서 마주한 정신질환 범죄자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았다. 이 책은 범죄와 질환의 단순한 연관성을 넘어, 낙인과 편견, 그리고 그 이면에 숨은 사회적 고통을 함께 성찰하게 한다. 저자는 “나는 ‘범죄’나 ‘질환’이 아닌 ‘사람’에 대해 쓰고 싶었다”고 고백하며, 언론과 사회가 보지 않으려 했던 이들의 얼굴을 기록한다.

책 속 사례들은 충격적이다. 아버지를 죽이고 수감된 딸, 두 딸을 학대한 아버지, 어린 아들을 굶겨 숨지게 한 친모. 뉴스에서는 ‘괴물’로 불리는 이들이지만 상담실에서 마주한 그들은 환청에 시달리고, 죄책감과 자기 혐오로 몸부림치며, 때로는 병을 핑계로 스스로를 속이는 연약한 인간이다. 저자는 이들을 이해할수록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몹쓸 짓을 하는 것 같은 죄책감에 시달리지만, 그럼에도 묻는다. 우리는 그들을 끝내 ‘범죄자’라는 낙인으로만 남겨도 되는가?

저자는 중증 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이 일반인보다 높지 않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언론이 자극적으로 확산시키는 ‘정신질환=잠재적 범죄자’라는 낙인을 비판한다. 그러면서도 피해자의 고통이 가려지지 않도록, 범죄자와 피해자 사이의 균열을 동시에 응시한다. 상담 기록 속에는 “죄와 사람을 분리하라”는 무거운 충고와 함께, 사회가 감당해야 할 구조적 과제가 선명히 드러난다. 결국 이 책은 범죄자를 이해하기 위한 기록이자, 사회 안전망의 빈틈을 돌아보게 하는 성찰의 기록이다.

『높고 낯선 담장 속으로』는 2025 경기도 우수출판물 제작지원 사업에 선정되며 그 가치와 시의성을 인정받았다. 저자는 “상처받은 사람들의 이야기에 더 오래 머물기 위해, 그들을 다시 세상과 이어줄 실낱같은 희망의 끈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책을 덮고 나면 독자는 ‘정신질환 범죄자’라는 무거운 단어 뒤에 숨은 한 인간의 목소리를 오래도록 떠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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