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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시즘은 어떻게 신화를 현실로 만들었나, 『파시즘 신화』 출간(페데리코 핀첼스타인, 에디투스)
페데리코 핀첼스타인이 프로이트, 보르헤스, 칼 슈미트를 통해 파시즘의 신화적 차원과 정치적 거짓말의 힘을 분석한다.

출판사 제공
“신화는 파시스트들에게 모든 것이었다.” 『파시즘 신화』의 서문 첫 구절은 이 책의 문제의식을 단번에 드러낸다. 페데리코 핀첼스타인은 파시즘에서 신화가 단순한 허구나 장식이 아니라 “신앙이자 열정”으로 작동했다고 본다. 파시스트들은 현실의 일부가 아닌 것까지도 완전한 현실로 만들었고, 그 신화의 힘으로 정치와 폭력을 조직했다.
책은 1919년에서 1945년에 이르는 파시즘의 시대를 대서양 양안의 맥락 속에서 살핀다. 저자는 파시즘을 끝난 과거로만 다루지 않는다. 대신 신화와 정치적 거짓말이 어떻게 현실을 대체하고 사람들을 움직였는지를 사상사적으로 추적한다. 파시즘의 위험은 군복과 행진, 독재자의 얼굴에만 있지 않다. 복잡한 역사를 단순한 증오의 이야기로 바꾸는 순간, 신화는 다시 정치의 중심으로 돌아올 수 있다.
이 책의 핵심 장치는 세 사상가의 비교다. 프로이트는 파시즘을 죽음과 원초적 폭력이 무의식과 직접 연결된 현상으로 읽었다. 보르헤스는 파시즘의 신화를 역사적 복잡성을 지워버리는 “증오의 신화”로 보았다. 반면 나치 법학자 칼 슈미트에게 신화는 권력과 폭력이 완전히 융합된 초월적 의미에 가까웠다. 두 명의 반파시스트 비판가와 한 명의 파시즘 이론가가 서로 다른 방향에서 같은 문제를 비추는 구도다.
출발점이 되는 일화도 인상적이다. 1933년 한 파시스트가 프로이트를 찾아와 무솔리니에게 바치는 헌사를 요청했고, 프로이트는 결국 “문화 영웅”이라는 표현이 담긴 헌사를 썼다. 저자는 이 곤혹스러운 장면에서 반파시스트 지식인조차 신화의 유혹과 정치적 압력 앞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복잡한 지성사의 풍경을 펼쳐 보인다.
핀첼스타인은 파시즘과 포퓰리즘, 독재의 역사를 연구해 온 세계적 권위자다. 아르헨티나 군사독재 시대를 어린 시절에 겪은 경험은 그의 학문적 출발점이 되었다. 『파시즘 신화』는 과거의 파시즘을 분석하는 동시에, 오늘의 정치적 거짓말과 위험한 신화를 읽는 도구를 제공한다. 신화가 다시 현실을 삼키려 할 때, 필요한 것은 그 신화의 구조를 보는 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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