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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질환 아이의 하루를 지키기 위해 삶의 구조를 다시 세우다, 『작은 손을 잡고 지킨 일상』 출간(한상연, 파지트)
한상연 저자가 희귀질환을 가진 아이를 지키기 위해 치과 개원과 장기 가치 투자를 선택한 가족의 투쟁을 기록했다.

출판사 제공
생후 9개월 아이에게 전 세계에서 유일한 희귀 유전자 질환이라는 진단이 내려졌다. 평온했던 치과의사와 약사 부부의 일상은 그날 이후 완전히 달라졌다. 파지트가 한상연 저자의 『작은 손을 잡고 지킨 일상』을 출간했다. 이 책은 아이 ‘희’의 평범한 하루를 지키기 위해 한 아버지가 슬픔에 잠식되지 않고 삶의 구조를 다시 설계해 나간 기록이다.
책의 초반은 한 가족이 갑작스러운 비극 앞에서 어떻게 무너지고 버텼는지를 따라간다. ‘어긋나기 시작한 설계도’, ‘전 세계 유일이라는 형벌’, ‘드레스룸의 기도’ 같은 목차는 예고 없이 닥친 병명 앞에서 부모가 겪은 암흑 같은 시간을 보여준다. 불 꺼진 드레스룸에 숨어 눈물로 기도하던 시간은 이 가족이 얼마나 막막한 현실을 지나왔는지 짐작하게 한다. 그러나 책은 슬픔에만 머물지 않는다. 저자는 무한할 것 같았던 의지도 혹독한 현실 앞에서는 닳고 닳아 투명해지는 유한한 자원임을 깨닫는다.
2부 ‘희와 함께하는 삶’은 돌봄의 구체적인 일상을 다룬다. ‘울면서도 해내는 시간’, ‘루틴이라는 이름의 사투’, ‘희의 앞니를 뽑던 날’, ‘기적이 없어도 충분한 이유’ 같은 제목은 희귀질환 아이를 키운다는 일이 단순한 헌신담으로 정리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루틴은 평범한 반복이 아니라 삶을 지키기 위한 전투가 된다. 기적이 오지 않아도 충분한 이유를 찾는다는 것은, 완치를 기다리는 삶이 아니라 오늘의 존엄을 지키는 삶으로 방향을 바꾸는 일이다.
이 책의 중요한 전환은 3부 ‘개원, 그리고 투자라는 선택’에서 시작된다. 저자는 타인의 선의에만 기대는 안일함으로는 아이의 존엄을 지킬 수 없다고 느낀다. 그래서 페이닥터의 삶을 떠나 치과를 개원하고, 노동소득의 한계를 넘어 장기 가치 투자를 선택한다. ‘희를 위한 사치’라는 제목은 이 책의 태도를 잘 보여준다. 여기서 사치는 과시가 아니다. 아이에게 휠체어 두 대를 당당히 사주고, 아플 때 눈치 보지 않고 1인실을 선택하고, 수요일 오후에 온전히 아이와 웃기 위한 현실적 기반이다.
4부 ‘버틴다는 것’은 책의 메시지를 더 분명하게 만든다. ‘여력을 남기는 일’, ‘유한한 의지’, ‘삶을 지탱하는 사소한 장치들’, ‘희와 함께 버티는 구조’는 버팀을 감정이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로 바라보게 한다. 저자에게 투자는 돈을 많이 벌기 위한 기술이 아니라, 가족이 덜 불안하게 살아가기 위한 구조의 일부다. 가족이 서로의 헤지가 되어가는 과정은 재테크의 언어를 돌봄의 언어로 바꿔 놓는다.
한상연 저자는 낮에는 치과의사로 환자들의 무너진 치아 구조를 치료하고, 밤에는 희귀질환을 가진 아이의 하루를 지키기 위해 애쓰는 아버지로 살아간다. 그는 사람의 입안을 들여다보며 “구조가 무너지면 결국 바스러진다”는 진리를 배웠고, 그 법칙이 삶에서도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아이의 아버지가 된 뒤 깨달았다고 말한다. 『작은 손을 잡고 지킨 일상』은 흔한 투자서가 아니다. 사랑만으로는 버티기 어려운 세상에서, 사랑을 지키기 위해 구조를 세운 한 가족의 현실적인 생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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