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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리에서 존재의 소리를 듣는 시, 『깨진 귀를 반성하다』 출간(오철수, 삶창)

오철수 시인의 새 시집이 삶을 관조하는 낮은 시선과 존재의 음성을 듣는 태도로 세계를 바라본다.

장세환2026년 6월 25일 오후 5:48
8
깨진 귀를 반성하다
📖 도서 정보

깨진 귀를 반성하다

저자
오철수
출판사
삶창(삶이보이는창)
발행일
2026-06-26
ISBN
9788966552023
정가
10,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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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리에서 존재의 소리를 듣는 시, 『깨진 귀를 반성하다』 출간(오철수, 삶창)출판사 제공

듣는다는 일은 소리를 받아들이는 것만이 아니라, 세계 앞에서 자신의 자세를 낮추는 일이기도 하다. 삶창이 오철수 시인의 새 시집 『깨진 귀를 반성하다』를 출간했다. 이 시집에는 삶을 관조하는 낮은 시선이 주조음으로 깔려 있다고 소개된다. 해설을 쓴 황규관 시인은 이 시집의 특징을 “존재의 음성을 듣는 시”라고 요약했다.

제목의 ‘깨진 귀’는 흥미로운 은유다. 귀가 깨졌다는 말은 제대로 듣지 못했다는 반성처럼 읽힌다. 우리는 자주 말하는 데 익숙하고, 판단하는 데 빠르며, 들리지 않는 소리들을 쉽게 지나친다. 시인은 그런 귀의 상태를 반성한다. 깨진 귀를 고치겠다는 선언보다 먼저, 자신이 무엇을 듣지 못했는지 돌아보는 태도가 이 시집의 출발점이다.

삶을 관조하는 낮은 시선은 대상 위에 서서 해석하는 태도와 다르다. 낮은 곳에서 바라볼 때 사물과 사람은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풀과 흙, 낡은 몸과 오래된 관계, 사라지는 것들의 움직임은 높은 곳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시는 그 작고 낮은 움직임을 붙든다. 존재의 음성을 듣는다는 표현은 바로 그런 세계의 숨은 떨림을 감각하려는 태도를 말한다.

이 시집을 읽는 일은 화려한 비유를 소비하는 일이기보다, 듣는 감각을 다시 세우는 일에 가깝다. 시인은 삶의 정답을 선명하게 말하기보다, 이미 우리 곁에 있었지만 제대로 듣지 못했던 소리들을 불러낸다. 낮은 시선과 반성의 태도는 독자에게도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누구의 말을 지나쳤는가. 어떤 존재의 음성을 쓸모없다고 여겼는가. 깨진 것은 세계가 아니라, 어쩌면 세계를 듣는 우리의 귀였는지도 모른다.

제공된 자료에는 시 본문 전문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개별 시구를 인용하지는 않았다. 다만 “존재의 음성을 듣는 시”라는 해설의 문장은 이 시집의 방향을 분명하게 알려준다. 『깨진 귀를 반성하다』는 큰 목소리보다 작은 울림에 귀 기울이는 시집이다. 낮은 곳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다시 듣기 시작할 때, 삶의 관조는 무심함이 아니라 더 깊은 책임의 감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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