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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스트의 문학을 낳은 가장 깊은 이름, 『엄마』 출간(미셸 슈나이더, 밤의책)
미셸 슈나이더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어머니 잔 베유를 통해 상실과 비밀, 글쓰기의 기원을 파고든다.

출판사 제공
한 작가의 문학을 이해하려면 때로 그의 작품보다 더 깊은 곳, 가장 사적인 이름 하나를 들여다봐야 한다. 밤의책이 미셸 슈나이더의 『엄마』를 출간했다. 정신분석학자이자 음악학자인 저자는 이 책에서 20세기 문학의 거장 마르셀 프루스트의 가장 깊은 내면을 파고들며, 어머니 잔 베유라는 거울을 통해 걸작이 태어난 숨은 가닥들을 추적한다.
프루스트에게 어머니는 단순한 가족이 아니었다. 어린 시절 밤마다 문이 닫히는 소리에 귀 기울이며 어머니의 입맞춤을 기다리던 감각은 훗날 문학의 핵심 정서로 번져 나간다. 슈나이더는 프루스트가 평생 감추고자 했던 유대인 정체성과 동성애라는 두 비밀, 그리고 어머니의 부재라는 절망이 어떻게 거대한 문학적 유산으로 피어났는지 살핀다. 거장의 사적인 상처는 한 개인의 비밀에 머물지 않고, 보편적인 기억의 형식으로 확장된다.
목차의 ‘침실은 텅 비고’, ‘밤은 계속되고’, ‘눈물의 해방’은 이 책의 정서를 압축한다. 침실은 프루스트에게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기다림과 결핍, 사랑과 불안이 교차하는 장소다. 밤은 끝나지 않는 내면의 시간이고, 눈물은 억눌린 감정이 언어가 되는 통로다. ‘반과거의 달콤함’이라는 제목은 과거가 지나간 시간이 아니라, 문장 속에서 다시 현재처럼 되살아나는 프루스트적 시간을 떠올리게 한다.
저자는 어머니가 살아 있을 때 차마 쓰지 못했던 숨은 아픔과 고독한 쾌락이 그녀가 사라진 뒤 종이 위에 스며들기 시작했다고 본다. 이 글쓰기는 상실의 고통을 달래고 넘어서는 거대한 고해성사로 읽힌다. ‘자기 언어 만들기’, ‘어미 없는 아들’, ‘글쓰기의 독신자들’ 같은 장은 프루스트가 잃어버린 어머니의 자리를 어떻게 문학의 언어로 다시 만들었는지를 짚는다.
미셸 슈나이더는 공직과 집필 활동을 병행하며 현대 프랑스 지성계를 대표하는 인물로 활동했다. 『슈만, 내면의 풍경』, 『글렌 굴드, 피아노 솔로』 등을 통해 음악가의 고독과 창조적 고통을 정교하게 그려냈고, 『죽음을 그리다』로 메디치 상을 받았다. 『엄마』는 프루스트론이면서 동시에 어머니를 잃은 모든 사람의 기억에 닿는 책이다. 한 작가의 문학은 때로 어머니의 부재를 견디기 위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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