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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온한 가족 안에 감춰진 폭탄, 『낙하』 출간(이희영, 오리지널스)

이희영 작가가 재혼가정 안의 금지된 열망과 침묵, 진실을 외면한 순간들이 불러온 균열을 그린다.

장세환2026년 6월 23일 오전 11:42
4
낙하
📖 도서 정보

낙하

저자
이희영
출판사
오리지널스
발행일
2026-06-24
ISBN
9791169087292
정가
15,3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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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온한 가족 안에 감춰진 폭탄, 『낙하』 출간(이희영, 오리지널스)출판사 제공

평화로워 보이는 가족 안에도 아직 터지지 않은 폭탄이 숨어 있을 수 있다. 오리지널스가 이희영 작가의 장편소설 『낙하』를 출간했다. 40만 독자가 선택한 작가의 신작인 이 작품은 진실이란 불행으로 가라앉지 않기 위해 분투하며 솔직하지 못했던 순간들의 기록이라는 소개와 함께, 가족이라는 이름 안에 감춰진 욕망과 침묵을 따라간다.

소설은 ‘나’가 고등학생 때부터 친구였던 잎새에게 처음 쓴 소설을 보여주는 장면에서 출발한다. 그 소설 속에는 부모의 재혼으로 남매가 된 정과 현이 등장한다. 두 사람의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 진은 그들의 묘한 관계를 파고들듯 관찰한다. 겉으로는 평화로워 보이는 재혼가정이지만, 그 안에는 언제 폭발할지 모를 감정이 오래 쌓여 있다.

정과 현에게는 서로를 향한 열망이 계속 커진다. 그러나 그 감정을 꺼내는 순간 간신히 찾은 부모의 사랑은 깨어지고, 어린 동생 진의 삶마저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두 사람은 삼키기로 한다. 이 소설이 포착하는 것은 사랑 자체보다, 사랑을 말할 수 없을 때 생기는 침묵의 무게다. 감정을 감춘다는 선택은 누군가를 보호하려는 마음이지만, 동시에 모두를 더 위험한 상태로 몰아넣는다.

작품은 왜 그들이 폭탄이 되었는지 묻는다. 또 ‘나’는 왜 이 소설을 잎새에게 보여주었는지 묻는다. 이야기 속 이야기라는 구조는 진실을 직접 말하지 못하는 사람이 우회로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는 방식처럼 읽힌다. 소설을 보여주는 행위는 고백이면서 방어이고, 관계를 확인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김혜진 작가는 이 작품에 대해 “사랑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시작되지만 항상 축복받는 건 아니다”라고 추천했다. 이 문장은 『낙하』의 정서를 정확히 건드린다. 사랑은 순수한 감정일 수 있지만, 모든 사랑이 안전한 자리를 얻는 것은 아니다. 어떤 감정은 가족, 제도, 윤리, 책임의 경계에서 스스로를 삼키며 버틴다.

이희영 작가는 『페인트』로 제12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너는 누구니』로 제1회 브릿G 로맨스스릴러 문학 공모전 대상을 받았다. 이후 『테스터』, 『셰이커』, 『소금 아이』, 『페이스』 등으로 활발히 작품을 발표해 왔다. 『낙하』는 그가 가족이라는 가장 가까운 공간 안에서 진실과 사랑이 어떻게 서로를 밀어내고 끌어당기는지를 섬세하게 파고든 장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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