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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시대를 건너온 사람들의 30년, 『비밀구락부』 출간(이화경, 한길사)

이화경 작가가 1926년부터 1955년까지 휘몰아친 시대 속 인물들의 비밀과 선택을 장편소설로 좇는다.

장세환2026년 6월 23일 오전 11:43
9
비밀구락부
📖 도서 정보

비밀구락부

저자
이화경
출판사
한길사
발행일
2026-06-25
ISBN
9788935679287
정가
16,2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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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시대를 건너온 사람들의 30년, 『비밀구락부』 출간(이화경, 한길사)출판사 제공

비밀은 한 사람의 마음속에만 머물지 않는다. 시대가 휘몰아치면 비밀은 관계와 조직, 선택과 생존의 방식으로 번진다. 한길사가 이화경 작가의 장편소설 『비밀구락부』를 출간했다. 8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장편은 1926년부터 1955년까지, 비밀의 시대를 살아낸 이들의 30년을 좇는 작품이다.

이 소설이 다루는 시간은 한국 근현대사의 격랑과 맞닿아 있다. 1926년에서 1955년까지의 30년은 식민지 말기와 해방, 전쟁과 분단의 시간을 통과한다. 이 시기 개인의 삶은 사적인 감정만으로 굴러가지 않는다. 말해도 되는 것과 말할 수 없는 것, 드러내야 하는 이름과 숨겨야 하는 이름, 선택한 신념과 살아남기 위한 침묵이 뒤엉킨다. 『비밀구락부』는 바로 그 비밀이 개인과 시대를 어떻게 흔드는지 살핀다.

작품은 한 사람의 시점에 오래 머물지 않는다고 소개된다. 각 인물들이 서로 다른 자리에서 시대를 통과하며, 독자는 하나의 거대한 사건보다 여러 인물의 눈과 마음을 통해 전체의 윤곽을 보게 된다. 이 구조는 비밀이라는 소재와 잘 맞물린다. 비밀은 한쪽에서만 보면 사소한 사연일 수 있지만, 여러 시점이 겹치는 순간 시대의 깊은 균열로 드러난다.

‘구락부’라는 말 역시 흥미롭다. 함께 모인 사람들의 이름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밖으로 드러낼 수 없는 관계와 목적을 떠올리게 한다. 무엇을 위해 모였고, 무엇을 감추었으며, 누구를 믿고 누구를 의심했는가. 이 질문은 소설의 긴장을 이루는 핵심이 된다. 비밀은 사람을 지키는 방패가 될 수도 있고, 누군가를 파멸로 이끄는 칼날이 될 수도 있다.

이화경 작가는 이번 작품을 통해 긴 시간의 흐름 속에서 개인이 감당해야 했던 선택의 무게를 따라간다.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 자칫 사건 설명에 머물 수 있다면, 『비밀구락부』는 인물들의 시선과 감정, 관계의 균열을 통해 시대를 체감하게 만드는 방향을 택한다. 역사는 공식 기록으로 남지만, 사람들의 삶은 말하지 못한 비밀 속에도 남는다.

『비밀구락부』는 과거의 비밀을 파헤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어떤 시대에는 진실을 말하는 일보다 침묵하는 일이 더 어려울 수 있고, 침묵이 생존이 되는 순간도 있다. 이 소설은 그 불안한 선택들 사이에서 인간이 어떻게 흔들리고, 무엇을 끝내 지키려 했는지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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