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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가족의 껍질을 깨고 엄마를 다시 보다, 『나의 부치 엄마』 출간(황후이전, 움직씨)
황후이전이 다큐멘터리 「일상 대화」의 20년 기록을 바탕으로 레즈비언 엄마와 딸의 관계, 비밀과 화해를 쓴다.

출판사 제공
가족이라는 말은 때로 가장 가까운 사람을 가장 오래 이해하지 못하게 만든다. 황후이전의 『나의 부치 엄마』는 레즈비언 엄마를 둔 딸의 눈에서 출발해, 결국 엄마라는 한 인간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관계와 화해의 기록으로 나아가는 에세이다. 움직씨가 펴낸 이 책은 베를린국제영화제 테디상,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나프어워드, 타이베이영화제 최우수 다큐멘터리상 등을 받은 영화 「일상 대화」의 20년 기록이 한 권으로 재탄생한 결과다.
작가는 자신의 어머니를 ‘부치 엄마’, 여자를 좋아하는 엄마라고 부른다. 이 표현에는 거리감과 친밀함, 부끄러움과 이해하려는 마음이 함께 담겨 있다. 책은 비밀이 한 사람을 어떻게 옥죄는지, 가족 안에서 말하지 못한 사실이 어떤 침묵을 만드는지 보여준다. 동시에 그 껍질을 깨고 나온 뒤, 딸이 엄마를 ‘엄마’라는 역할 너머의 한 사람으로 다시 보게 되는 과정을 따라간다.
목차는 가족의 빈자리와 관계의 층위를 차례로 드러낸다. ‘나의 부치 엄마 아뉘’는 책의 중심을 이루고, ‘부재중인 아버지 아유엔’은 가족 이야기가 한 사람의 정체성만으로 설명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나의 여동생 아줸’, ‘부치 엄마의 여자들’, ‘기억 속의 집과 물건들’, ‘나와 나 자신 아전’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가족의 역사가 개인의 몸과 기억, 사물과 공간 속에 남는 방식을 드러낸다.
이 책은 ‘정상 가족’이라는 신화를 조용히 그러나 강하게 흔든다. 엄마가 여자를 사랑한다는 사실은 딸에게 오랫동안 숨겨야 할 비밀이었지만, 그 비밀은 결국 가족과 사회가 무엇을 정상으로 부르는지 묻게 한다. 허우샤오센, 천쉐, 지다웨이, 리 코토미 등 동아시아 문화계가 주목한 이 기록은 특정 가족의 사연에 머물지 않고, 고립된 독자들에게 다른 방식의 용기를 건넨다.
황후이전은 1978년 타이완 자이시에서 태어났고, 여섯 살 때 타이완 전통 장례 의식의 최연소 수행자가 되었다. 열 살 무렵 부치 엄마를 따라 아버지의 집을 떠나며 학교를 중퇴했고, 스무 살에 루디 사회 대학에서 다큐멘터리를 공부했다. 여러 노동조합과 비정부 기구에서 활동했으며, 현재는 제작사 유어 시스터 필름스를 설립해 국경을 넘는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
『나의 부치 엄마』는 가족을 이해한다는 일이 얼마나 오래 걸리는지 보여준다. 사랑과 미움을 새롭게 이해하면 집으로 가는 길이 조금 밝아질 수 있다는 추천사의 문장처럼, 이 책은 상처를 지우기보다 함께 바라보는 방식으로 화해의 가능성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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