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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춘 자리에서 다시 길을 내는 시, 『머무르지 않는 삶』 출간(이원승, 밥북)

이원승의 첫 시집이 죽음 앞에서 삶을 다시 붙잡은 사람의 꿈과 시련, 신앙과 시간을 짧은 시어로 담아낸다.

장세환2026년 6월 22일 오후 5:54
4
머무르지 않는 삶
📖 도서 정보

머무르지 않는 삶

저자
이원승
출판사
밥북
발행일
2026-06-23
ISBN
9791172231620
정가
16,200원
도서 상세 보기

멈춘 자리에서 다시 길을 내는 시, 『머무르지 않는 삶』 출간(이원승, 밥북)출판사 제공

죽음 앞에서 삶을 다시 붙잡은 사람의 언어는 길고 화려하기보다 짧고 선명하다. 코미디언이자 사업가, 연극배우로 살아온 이원승의 첫 시집 『머무르지 않는 삶』은 지나온 꿈과 시련, 도전과 신앙의 시간을 시로 붙잡은 책이다. 밥북이 펴낸 이 시집은 멈춰 선 순간마다 다시 길을 내고, 넘어질 때마다 다시 일어났던 한 사람의 흔적을 네 개의 흐름으로 펼쳐 보인다.

시집은 1부 ‘그 앞에서’, 2부 ‘꽃 소리’, 3부 ‘보이지 않는 것’, 4부 ‘시간의 꽃’으로 구성된다. ‘그 앞에서’는 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자리처럼 읽힌다. ‘고통이라는 이름’, ‘시간 전투’, ‘하루살이 유언’, ‘나를 묻고 나서’ 같은 제목들은 삶이 단순한 전진이 아니라 멈춤과 질문, 상실과 재출발의 반복임을 보여준다. 시인은 고통을 피하지 않고, 그 앞에 서서 오늘을 다시 살아내는 언어를 찾는다.

2부 ‘꽃 소리’는 무대와 일, 사람 사이에서 살아온 시간의 결을 담는다. ‘개그맨, 피자맨’이라는 산문 제목은 이원승의 삶이 한 가지 직업으로만 설명되지 않았음을 말해 준다. ‘무엇으로 사는가’, ‘같이 와 가치’, ‘불통’, ‘남은 노래’ 같은 제목은 웃음과 노동, 관계와 의미의 문제를 함께 떠올리게 한다. 코미디언의 위트는 가볍게 웃고 지나가는 장치가 아니라, 삶의 무게를 버티는 방식이 된다.

3부 ‘보이지 않는 것’은 사랑과 가족, 기억과 관계의 깊은 자리를 더듬는다. ‘빈자리’, ‘숨겨진 얼굴들’, ‘젊은 날의 기억’, ‘베이비붐 세대’, ‘시인 나태주’, ‘배우 박정자’, ‘고도를 기다리며’ 같은 제목들은 개인의 기억이 동시대의 문화와 인연을 만나며 확장되는 장면을 예고한다. 보이지 않는 것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마음 안에서 계속 말을 거는 것이다.

4부 ‘시간의 꽃’은 오늘과 계절, 고향과 감사로 이어진다. ‘오늘마다 그 생각’, ‘가을 하늘’, ‘돌아섬’, ‘끝자락에 서서’, ‘시간의 꽃’, ‘고마움’은 삶의 후반부에 이른 사람이 시간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보여준다. 시집 중간중간 놓인 산문은 시인이 지나온 결정적 장면을 풀어내며, 짧은 시편들이 놓인 배경과 감정의 결을 더해 준다.

이원승은 스스로를 ‘몽키호테’라고 부르며 엉뚱하고 재미난 일을 벌이는 것이 진짜 본업이라고 말한다. 여러 사람과 함께 일 벌이는 것을 좋아하고, 가평 교회들과 함께 관객이 배우가 되는 십자가 즉흥극 ‘비아 크루치스’를 기획하기도 했다. 『머무르지 않는 삶』은 한 자리에 머물지 않았던 삶의 기록이자, 멈춘 순간에도 다시 움직이려는 사람의 시적 고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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