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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지 않은 죄도 자백할 수 있는가, 『허위자백』 출간(사울 카신, 진실의힘)
사울 카신이 허위자백의 심리적 메커니즘과 사법 오판의 구조를 법과 심리학의 교차점에서 분석한다.

출판사 제공
“죄를 짓지 않았다면 왜 자백했을까.” 이 질문은 너무 쉽게 유죄의 확신으로 이어진다. 사울 카신의 『허위자백』은 바로 그 확신이 얼마나 위험한 착각일 수 있는지를 파고드는 책이다. 진실의힘이 펴낸 이 책은 평범하고 선량한 시민도 밀폐된 조사실 안에서 자신이 저지르지 않은 범죄를 자백할 수 있다는 사실을 법과 심리학의 교차점에서 분석한다.
허위자백은 중세의 유물도 아니고, 어리거나 정신적으로 취약한 특정한 사람에게만 닥치는 예외적 비극도 아니다. 저자는 허위자백이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어딘가에서 벌어지는 현실이라고 말한다. 자백은 흔히 사법 정의의 실현처럼 받아들여지지만, 조사실의 압박과 피의자의 불안, 수사기관의 심리적 전술이 맞물릴 때 진실의 고백이 아니라 만들어진 대본이 될 수 있다.
1부 ‘허위자백이란 무엇인가?’는 독자가 먼저 내려놓아야 할 통념을 다룬다. ‘아무도 모르지만 항상 일어나는 일’은 허위자백이 드문 예외라는 믿음을 흔든다. ‘만들어진 살인자’는 범인을 찾아내는 과정이 아니라 범인 역할을 만들어내는 구조를 보여주는 제목이다. 이때 중요한 질문은 누가 약한 사람인가가 아니라, 어떤 상황이 사람을 취약하게 만드는가이다.
2부 ‘그들은 왜 자백하는가?’는 허위자백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추적한다. ‘거짓말탐지라는 신화’는 과학처럼 보이는 장치가 심리적 압박의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짚는다. ‘수사기관의 심리적 전술’은 조사자가 어떻게 의심을 확신으로 바꾸고, 피의자가 그 확신에 끌려 들어가는지를 보여준다. ‘허위자백과 할리우드 연출’은 조사실에서도 서사와 장면 구성의 힘이 작동한다는 불편한 사실을 드러낸다.
3부는 자백 이후의 문제를 다룬다. 법과학적 확증편향, 유죄인정협상의 굴레, 판사와 배심원의 시각, 낙인의 지속은 자백이 나온 뒤 진실 검증이 얼마나 어려워지는지 보여준다. 한번 자백이 제시되면 다른 증거들은 그 자백에 맞춰 해석되고, 무죄를 향한 설명은 오히려 의심의 대상으로 밀려난다.
사울 카신은 1980년대부터 경찰 신문과 자백에 관한 과학적 연구를 선도했으며, 오늘날 널리 활용되는 ‘허위자백의 세 가지 유형’ 분류를 정립했다. 허위자백이 판사와 배심원, 법과학 감정 전문가의 판단을 어떻게 왜곡하는지 실험 연구로 규명했고, 영상녹화 신문의 효과를 입증한 연구는 세계 각국 법원에서 인용되고 있다. 『허위자백』은 정의가 작동하려면 자백을 믿기 전에 먼저 의심하고 검증해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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