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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찾아온 손님들, 『두근두근』 출간(이석구, 고래이야기)
이석구 작가가 부끄럼쟁이 브레드 씨의 빵집 이야기를 통해 두려움이 관계로 바뀌는 순간을 그린다.

출판사 제공
아는 사람을 만나도 가슴이 뛰고, 모르는 사람을 마주치면 더 크게 두근거리는 사람이 있다. 이석구 작가의 그림책 『두근두근』은 사람 앞에 서는 일조차 어려운 부끄럼쟁이 브레드 씨를 통해, 닫힌 마음이 어떻게 조심스럽게 열리는지를 따뜻하게 그린 작품이다. 고래이야기가 펴낸 이 책은 유아와 초등 저학년 독자가 함께 읽기 좋은 그림책으로, 낯가림과 관계 맺기의 두려움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풀어낸다.
브레드 씨는 마을에서 떨어진 숲 근처에 혼자 산다. 그를 떠올리게 하는 단어는 외톨이, 부끄럼쟁이, 단절, 고립, 소심이다. 사람과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긴장하는 그는 누구와도 가까워지지 않으려 한다. 그러나 이름처럼 빵을 아주 잘 만든다. 달콤한 소라빵, 촉촉한 크림빵, 바삭한 바게트, 사르르 녹는 롤빵, 고소한 호밀빵까지 못 만드는 빵이 없다.
그가 빵을 굽는 시간은 모두가 잠든 밤이다. 맛있는 냄새를 맡고 누군가 찾아올까 봐 낮에는 빵을 만들지 않는다. 이 설정은 재미있으면서도 섬세하다. 빵은 본래 나누기 쉬운 음식이지만, 브레드 씨에게는 세상과 자신 사이를 가르는 비밀이 된다. 혼자 있고 싶지만, 빵 냄새는 문밖으로 새어 나간다. 감추려는 마음과 전해지고 싶은 마음이 같은 공간에 놓인다.
변화는 잠그지 않은 문에서 시작된다. 어느 날 밤, 빵 굽는 냄새에 이끌려 잠 못 이루던 코알라가 찾아온다. 놀란 브레드 씨는 탁자 뒤로 숨으려다 넘어지고, 가슴은 또 두근두근 뛴다. 어쩔 수 없이 구워준 카스텔라는 첫 손님을 맞이한 빵이 된다. 이후 며칠 동안 똥을 못 눈 생쥐, 길을 잃고 추위에 떠는 양, 입맛이 없는 곰과 고양이가 밤마다 찾아와 빵을 먹고 돌아간다.
이 책에서 ‘두근두근’은 처음에는 두려움의 소리다. 그러나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그 소리는 낯선 손님을 맞는 설렘과 기다림의 신호로 조금씩 바뀐다. 아이들은 브레드 씨의 행동을 보며 자기 안의 낯가림과 불안을 떠올릴 수 있고, 어른들은 관계가 거창한 용기보다 작은 친절에서 시작될 수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이석구 작가는 『두근두근』, 『숨바꼭질』, 『온 세상이 하얗게』, 『함께 오늘을 그린다는 것』, 『다음에는』 등을 쓰고 그렸으며, 『최고 빵집 아저씨는 치마를 입어요』, 『난 바위 낼게 넌 기운 내』 등 여러 책에 그림을 그렸다. 『두근두근』은 부끄러움을 없애라고 말하지 않는다. 가슴이 뛰는 그대로도, 누군가에게 따뜻한 빵 한 조각을 건넬 수 있다고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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