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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 상처받은 사람들이 만든 이상한 집, 『공산당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최현유, 나무옆의자)

최현유의 장편소설 『공산당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는 돈에 밀려난 사람들이 수상한 셰어하우스에서 서로의 결핍을 마주하는 블랙코미디다.

언론출판독서TV2026년 6월 15일 오후 1:13
8
공산당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 도서 정보

공산당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저자
최현유
출판사
나무옆의자
발행일
2026-06-15
ISBN
9791124185179
정가
16,020원
도서 상세 보기

돈에 상처받은 사람들이 만든 이상한 집, 『공산당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최현유, 나무옆의자)출판사 제공

나무옆의자가 최현유의 장편소설 『공산당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를 출간했다. 돈이 모든 가치의 척도가 된 시대, 이 소설은 경쟁에서 밀려난 사람들의 기묘한 공동체를 블랙코미디와 휴먼 드라마의 결로 그린다. 제목의 ‘공산당’은 이념의 깃발이라기보다, 돈 앞에서 무너진 사람들이 모여든 수상한 공간의 이름에 가깝다.

주인공 나눔은 주식 투자에 실패해 거액의 빚을 진 인물이다. 인생을 끝내려는 순간 그는 ‘공산당 초대장’을 받는다. 신고 포상금을 노리고 수상한 셰어하우스 공산당에 입주한 나눔은 그곳에서 자신처럼 돈에 상처받은 사람들을 만난다. 가진 자와 없는 자의 격차, 노력만으로는 넘기 어려운 현실, 자본에 의해 좌우되는 삶이 인물들의 몸과 마음에 깊은 흔적을 남긴다.

목차는 소설의 블랙코미디적 감각을 드러낸다. 1부 ‘공산당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가 기묘한 초대라면, 2부 ‘참기름과 치킨’은 거창한 이념보다 생활의 냄새를 앞세운다. 3부 ‘편과 적’은 공동체 안에서 생겨나는 분류와 갈등을 암시하고, 5부 ‘공짜와 도둑’은 돈과 소유의 감각이 얼마나 쉽게 인간관계를 뒤틀 수 있는지 보여주는 제목이다.

6부 ‘오해, 곡해, 왜곡’은 이 작품의 중요한 결을 짐작하게 한다. 돈으로 인해 상처받은 사람들은 서로를 쉽게 이해하지 못한다. 각자의 결핍은 오해를 만들고, 상처는 곡해로 번지며, 왜곡된 감정은 갈등을 낳는다. 그러나 소설은 그 균열을 비극으로만 밀어붙이지 않는다. 블랙코미디 특유의 웃음과 페이소스 속에서 인물들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조금씩 확인하고 채워간다.

작품은 자본주의의 폭력을 직접적인 구호로 비판하지 않는다. 대신 돈 때문에 삶의 방향을 잃은 인물들의 선택과 관계를 보여준다. ‘공산당’이라는 도발적인 설정은 독자의 눈길을 끌지만, 서사의 중심은 이념이 아니라 사람이다. 돈에 무너진 사람들이 서로를 구원하는 과정에서 웃음은 가볍지 않고, 슬픔은 과장되지 않는다.

최현유는 장편소설 『목숨값』과 공저 『기억을 달리는 환등열차』를 펴낸 작가다. 『공산당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는 돈이 인간의 가치를 재단하는 시대에, 실패한 사람들의 공동체가 어떤 질문을 던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 이 이상한 집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독자는 묻게 된다. 우리는 정말 돈이 아닌 것으로 서로를 바라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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