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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과 자존감의 이야기 『뒷자리에 태워줘』 출간 (에이유앤씨, 애덤 마스-존스)

1970년대 영국 게이 바이커 문화 속 첫사랑과 복종의 기록

장세환2026년 6월 9일 오후 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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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자리에 태워줘.jpg출판사 제공

에이유앤씨에서 애덤 마스-존스의 중편소설 『뒷자리에 태워줘』가 출간됐다. 원제는 Box Hill: A Story of Low Self-Esteem으로, 2019년 피츠카랄도 에디션 소설상을 수상한 뒤 BBC필름의 지원을 받아 영화로 제작되었으며, 2025년 칸 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되었다.

소설은 1975년 영국의 여름, 18세 소년 콜린이 박스힐에서 연상의 오토바이 라이더 레이를 만나면서 시작되는 관계를 그린다. 가죽 라이딩 슈트와 오토바이, 박스힐의 풍경은 단순한 시대적 배경을 넘어 욕망과 권력이 작동하는 은유적 무대로 기능한다.

콜린은 스스로를 뚱뚱하고 볼품없다고 여기는 소년이다. 그런 그에게 레이의 욕망은 생애 처음 받아보는 계시와도 같다. 누군가가 자신을 원한다는 단순한 사실이 콜린을 완전히 바꿔 놓는다. 레이는 명령하고, 콜린은 따른다. 그러나 그것은 굴욕이 아니라 이상하게도 자유처럼 느껴진다. ‘원해진다’라는 감각이 처음으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해 주자, 콜린은 레이 곁에 기꺼이 머문다.

소설은 중년이 된 콜린이 열여덟 살의 여름을 회상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그의 목소리는 자신의 어리석음을 해부하면서도 건조한 위트를 잃지 않는다. 시간적 거리를 확보한 덕분에, 그 위트 아래에는 지울 수 없는 슬픔과 향수가 고여 있다. 유머러스하면서도 슬픈, 절묘한 균형감을 갖춘 목소리는 독자를 그 여름의 박스힐 한가운데로 데려간다.

비평계는 이 작품을 “퀴어 문학의 새로운 고전”으로 평가했다. 가디언은 “최근 가장 독창적인 로맨스 소설”이라 했고, 옵저버는 “완벽하게 빚어낸 대담하고 매혹적인 이야기”라고 평했다. 런던 리뷰 오브 북스는 “마스-존스의 문장은 놀라울 만큼 경쾌하고 담백하다”고 호평했다.

『뒷자리에 태워줘』는 1970년대 영국 게이 바이커 문화를 생생하게 복원하면서도, 자존감과 사랑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다루며 시대와 문화를 넘어선 공명을 획득한다. 욕망과 복종, 그리고 첫사랑의 기억을 통해 인간의 나약함과 강렬한 열망을 동시에 보여주는 작품이다.

『뒷자리에 태워줘』는 관습을 벗어난 대담한 로맨스이자, 자존감과 사랑의 본질을 탐구하는 문학적 성취로 자리매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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