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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로 읽는 시대 『문해력을 위한 교양국어사전』 (강준만, 인물과사상사)

언어 속에 담긴 사회·문화·역사 읽기

장세환2026년 5월 29일 오후 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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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을 위한 교양 국어사전.jpg출판사 제공

‘심심한 사과’ 논란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었다. 왜 우리는 같은 문장을 읽고도 서로 다른 의미를 받아들이며, 때로는 이해보다 먼저 분노하게 될까. 강준만의 신간 『문해력을 위한 교양국어사전』은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이 책은 기존의 국어사전처럼 단어의 뜻풀이만 나열하지 않는다. ‘사흘’, ‘금일’, ‘강수량’, ‘쌍팔년도’, ‘영수회담’, ‘답정너’, ‘유리천장’ 등 고전적인 표현부터 최신 유행어까지 망라해, 언어 속에 담긴 시대의 풍경과 사람들의 심리, 역사와 사회, 생활문화의 변화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예컨대 ‘가시고기’라는 단어에서는 한국 사회의 부성애와 세습 문제를, ‘각주’에서는 학문 권위와 지식 문화의 역사를, ‘간담이 서늘하다’에서는 동양 의학과 인간 감정의 관계를 읽어낸다. 단어 하나가 곧 시대 읽기의 출발점이 되는 셈이다.

강준만은 최근 몇 년간 반복된 ‘문해력 논란’을 단순히 어휘력 부족의 문제로 보지 않는다. 그는 이를 타인을 이해하려는 태도, 맥락을 읽어내는 힘, 곧 ‘소통의 능력’과 연결된 문제로 진단한다. 따라서 이 책은 단어를 통해 사회적 소통과 민주주의, 공감 능력의 기반을 다시 점검하게 한다.

604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 속에서 독자는 사전을 읽는 듯하면서도 칼럼을 읽는 재미, 인문서를 읽는 깊이를 동시에 경험한다.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단어를 읽는 일이 곧 세상을 읽는 일이 되는 순간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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