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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당한 삶에서 나다운 삶으로 『나는 살아가는 사람인가』 (박성욱, 파람북)

한의학과 철학이 만나는 자리, 자기다운 삶을 위한 인생 진단

장세환2026년 5월 28일 오후 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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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살아가는 사람인가.jpg출판사 제공

“성공했는데 왜 행복하지 않을까.” 많은 현대인이 던지는 이 질문에 대해 『나는 살아가는 사람인가』는 달콤한 위로 대신 냉철한 진단과 구체적인 처방을 내놓는다. 저자 박성욱 교수는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에서 30년 가까이 환자와 학생을 만나온 한의사이자 철학자로, 임상 경험과 고전의 지혜를 바탕으로 삶의 본질을 탐구해왔다.

책은 다섯 개의 축 ― 자유, 욕망, 안목, 섭생, 연결 ― 을 따라 전개된다. 저자는 타인과 세상에 의해 ‘결정당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어떻게 무기력과 질병을 낳는지 보여주며, 자기다운 삶으로의 전환을 제안한다. 『황제내경』과 『도덕경』, 스피노자와 에리히 프롬, 브레네 브라운과 우분투 철학까지 동서양의 사상을 넘나들며, 몸과 마음의 언어로 풀어낸다.

책 속 사례들은 구체적이다. “당신의 어깨는 긴장으로 솟아 있지 않은가? 호흡은 얕게 맴돌고 있지 않은가?”라는 질문은 몸이 보내는 신호를 알아차리는 것이 곧 자기 자신에게 돌아오는 길임을 일깨운다. 또 “강조되는 가치는 결핍의 그림자”라는 구절은 사회가 반복적으로 외치는 ‘공정’, ‘사랑’, ‘자유’가 오히려 현실에서 사라지고 있음을 역설한다.

저자는 단순한 건강 관리가 아니라, 자기다운 삶을 유지하는 근본 조건으로서 몸을 돌보는 법을 강조한다. 명상, 필사, 차 마시기, 산책 같은 소박한 실천이야말로 삶을 지탱하는 지혜라고 말한다. 이는 유행하는 웰니스 콘텐츠가 아니라 수천 년의 자기 수양 전통에 뿌리를 둔 실천이다.

『나는 살아가는 사람인가』는 단순한 철학 에세이가 아니라, 몸과 마음을 연결해 삶의 주권을 되찾는 안내서다. 저자는 “인생의 의무는 세상이 아니라 자기 인생에서 행복하게 성공하는 것뿐”이라고 강조한다. 치열하게 달려왔지만 공허함을 느끼는 이들, 자식에게 무엇을 물려줄지 고민하는 부모, 고전의 지혜를 삶 속에서 확인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이 책은 든든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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