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상세

newbooks

“낯선 나라의 온기를 배우다”, 『살아보니, 독일』 출간(정캐런, 산지니)

16년간 독일에서 살아온 통역사가 기록한 가장 현실적인 독일 생활 이야기

장세환2026년 5월 27일 오후 1:23
144

살아보니, 독일.jpg출판사 제공

독일은 흔히 맥주와 소시지, 원칙과 규칙의 나라로 기억된다. 하지만 그 익숙한 이미지 너머에는 한국인의 상식으로는 쉽게 설명되지 않는 일상과 문화가 존재한다. 『살아보니, 독일』은 바로 그 낯선 풍경 속에서 16년간 살아온 한 이민자의 경험을 담아낸 생활 에세이다.

산지니에서 출간한 『살아보니, 독일』의 저자 정캐런은 외교통상부와 주한 캐나다·호주대사관에서 근무하다 독일인 남편을 만나 독일로 이주한 뒤, 현재 국제학교 영어교사이자 한·독·영 전문 통역사로 활동하고 있다. 책은 여행자의 시선이 아니라 생활인의 눈으로 바라본 독일 사회의 속살을 기록한다.

저자는 독일을 무조건 동경하거나 비판하지 않는다. 대신 한국과 독일, 두 문화 사이를 오가며 부딪혔던 당혹감과 이해의 순간들을 솔직하게 풀어낸다. 일요일에 잔디를 깎으면 이웃이 신고를 하고, 부부 사이에도 생활비를 명확히 나누는 문화는 처음엔 차갑고 낯설게 느껴졌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것이 타인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독일식 배려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말한다.

책은 독일인들의 생활문화와 인간관계, 교육, 음식, 여행까지 폭넓게 다룬다. 특히 독일 사회 속에서 관계를 맺어가는 과정은 흥미로운 대목이다. 저자는 생일파티와 이웃 모임, 동네 공동체 활동 등을 통해 독일인들과 천천히 관계를 쌓아갔다고 회상한다.

“이런 로컬 주민들의 사교장에 이주민이 참여를 한다는 것은 참으로 의미가 깊다. 마침내 독일인들 사이에 터를 잡고 인맥을 형성하며 뿌리를 내릴 수 있는 기반을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독일 교육문화에 대한 기록도 눈길을 끈다. 저자는 독일 학교가 아이들의 자율성과 선택을 존중하는 방식에 주목한다. 특정 입시만을 향해 몰아가지 않고 언제든 다른 길로 이동할 수 있는 열린 교육 시스템이 독일 사회의 특징이라고 설명한다.

무엇보다 책의 중심에는 ‘이주민으로 살아간다’는 감각이 자리한다. 독일에서 태어나 자라는 아이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두 문화 사이에서 어떤 질문과 혼란을 겪는지도 섬세하게 담아낸다.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문제라면 굳건한 현재의 소속감을 기반으로 ‘나고 자란 나라’와 ‘인종적 뿌리를 둔 나라’, 이 양쪽 나라의 문화를 긍정적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일 테다.”

저자는 독일 생활이 완벽하거나 낭만적이지만은 않았다고 고백한다. 의료 시스템 차이, 언어 장벽, 문화 충돌 속에서 좌충우돌했던 시간들도 숨기지 않는다. 그러나 그런 경험 하나하나가 결국 독일이라는 나라를 이해하는 과정이었다고 말한다.

책 후반부에는 독일 생활 팁과 여행 정보도 함께 담았다. 장기 체류를 준비하는 사람뿐 아니라 독일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싶은 독자들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구성했다.

“독일이라는 미지의 땅에,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 힘으로 닿아서, 힘차게 살아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에게 어둠 속 작은 등대가 되어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글을 써 내려갔다.”

『살아보니, 독일』은 단순한 해외생활 체험기가 아니다. 낯선 문화 속에서 부딪히고 배우며 결국 자기 자리를 만들어가는 한 사람의 기록이다. 독일을 알고 싶었던 독자들에게는 현실적인 안내서가, 새로운 삶을 고민하는 이들에게는 조용한 용기를 건네는 책이다.

관련 기사

글로벌 사우스의 중심, 『인도에서 기회를 만나다』 출간 (신시열, 이콘)

글로벌 사우스의 중심, 『인도에서 기회를 만나다』 출간 (신시열, 이콘)

6월 10일 오후 3:56
8
몸은 스스로 치유한다, 『자가 수리점』 출간 (헨리 비일러, 사이몬북스)

몸은 스스로 치유한다, 『자가 수리점』 출간 (헨리 비일러, 사이몬북스)

6월 10일 오후 3:52
11
사라지는 손목, 남는 체온 ― 『솜사탕 증후군』 (박윤일, 파란)

사라지는 손목, 남는 체온 ― 『솜사탕 증후군』 (박윤일, 파란)

6월 10일 오후 3:45
8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