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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시대는 끝났는가”, 『머니쇼크』 출간(제이미 러시·톰 올릭·스테파니 플랜더스, 교보문고)

금리 상승이 바꾸는 세계 경제의 새 질서를 해부한 블룸버그 경제학자들의 경고

장세환2026년 5월 27일 오후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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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 쇼크.jpg출판사 제공

돈의 가격이 오르고 있다. 오랫동안 당연하게 여겨졌던 저금리 시대가 흔들리면서 개인의 투자 방식부터 국가 경제 운영 원리까지 다시 쓰이고 있다. 『머니쇼크』는 바로 그 거대한 전환의 한복판을 분석하는 책이다.

교보문고에서 출간한 『머니쇼크』는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소속 경제학자 제이미 러시, 톰 올릭, 스테파니 플랜더스가 집필한 경제 전망서다. 저자들은 지난 수십 년간 이어진 저금리 환경이 구조적으로 종료 단계에 접어들고 있으며, 앞으로 세계 경제는 ‘돈이 비싼 시대’를 맞이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한다.

책의 핵심에는 ‘자연이자율’이라는 개념이 놓여 있다. 이는 경제가 과열도 침체도 아닌 균형 상태에 있을 때 형성되는 이론적 금리 수준을 뜻한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참고하는 중요한 지표지만 정확히 측정할 수 없는 개념이기도 하다. 저자들은 기술 발전과 세계화, 냉전 해소 같은 흐름이 오랫동안 자연이자율을 낮춰왔지만, 앞으로는 반대로 상승 압력이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책은 그 배경으로 인공지능, 고령화, 국가 부채, 기후위기, 탈세계화, 미중 갈등, 달러 패권 변화 등 8가지 구조 변화를 제시한다. 특히 인공지능이 생산성을 높이면서 동시에 실업과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은 눈길을 끈다.

“생산성이 대폭 향상해 성장에 불을 지피더라도 그 효과가 대규모의 일자리 상실로 인해 상쇄된다.”

또한 기후위기 대응 과정에서 막대한 녹색 전환 비용이 새로운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동할 가능성도 짚는다. 친환경 에너지 전환과 공급망 재편에는 거대한 투자 자금이 필요하고, 이는 결국 차입 비용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가 부채 문제 역시 책이 집중적으로 다루는 영역이다. 금융위기 이후 주요 국가들의 부채 비율이 급격히 높아졌고, 금리가 상승할 경우 재정 부담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질 수 있다는 경고다. 특히 미국과 일본 사례를 통해 저금리 체제에 의존해온 세계 경제 구조의 취약성을 분석한다.

저자들은 탈세계화 흐름도 중요한 변수로 본다. 미국과 중국 중심의 경제 블록화가 심화될 경우 교역과 자본 흐름이 줄어들고, 이는 생산 비용과 자본 비용을 동시에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책 후반부는 단순한 경제 전망을 넘어 “더 비싼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개인과 기업, 국가 모두가 과거처럼 값싼 돈을 전제로 전략을 세우는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는 진단이다.

“만약 우리가 틀렸다면, 그것은 미래의 금리를 너무 높게 잡아서가 아니라 오히려 너무 낮게 잡아서일 것이다.”

『머니쇼크』는 경제 이론서이면서 동시에 시대 변화에 대한 보고서에 가깝다. 단순히 금리 전망을 이야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공지능과 기후위기, 지정학과 금융 질서 변화까지 연결하며 미래 경제의 흐름을 입체적으로 조망한다.

특히 미국 금리가 사실상 세계 경제의 기준으로 작동하는 현실에서, 수출 의존도가 높고 달러 자산 비중이 큰 한국 경제 역시 이 변화의 영향을 피해가기 어렵다는 점을 책은 반복해서 강조한다.

저금리의 풍요가 끝난 이후, 세계 경제는 어디로 향할까. 『머니쇼크』는 그 불안한 질문 앞에서 가장 먼저 읽히는 경제 경고장처럼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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