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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는 지는 게 아니라 용기다”, 『내 사과, 받아 줄래?』 출간(심수영, 머핀북)
친구를 속인 아이들의 서툴지만 진심 어린 사과 이야기
출판사 제공
교실 안은 어느새 작은 시장이 된다. 스케이트보드를 사고 싶은 마음에 시작한 장사, 친구보다 더 많이 팔고 싶은 욕심, 그리고 “딱 일주일만!”이라는 가벼운 다짐까지. 하지만 경쟁이 커질수록 아이들의 마음은 조금씩 어긋난다. 머핀북이 출간한 동화 『내 사과, 받아 줄래?』는 학교라는 가장 가까운 세계 안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화해의 순간을 따뜻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내 사과, 받아 줄래?』는 ‘미미 책방’ 시리즈 아홉 번째 권으로, 어린이들이 가장 자주 겪는 관계의 문제인 “사과”를 이야기의 중심에 놓는다. 주인공 진모는 엄마 몰래 스케이트보드를 살 돈을 모으기 위해 친구들과 교실에서 장사를 시작한다. 예상보다 장사가 잘되자 딴지 대장 부용이까지 경쟁에 뛰어들고, 서로 물건을 더 팔기 위해 거짓말을 하면서 교실은 금세 아수라장이 된다.
결국 진모와 부용이의 거짓말은 친구들에게 들통나고, 둘은 순식간에 신뢰를 잃는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잘못했다는 걸 알면서도 먼저 사과하는 일은 쉽지 않다. 자존심이 목구멍을 막고, 변명은 자꾸만 입 밖으로 튀어나온다. 동화는 바로 그 어색하고 서툰 순간을 아이들의 언어로 생생하게 그려낸다.
책은 단순히 “잘못했으면 사과해야 한다”는 교훈에 머물지 않는다. 왜 사과가 어려운지, 사람들은 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는지, 그리고 진심 어린 사과가 어떻게 관계를 회복시키는지를 차근차근 보여준다.
특히 작품 속 빵집 아저씨는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그는 진모에게 당장의 이익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의 신뢰라고 이야기하며, 경쟁만 좇는 세상 속에서도 함께 나누고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알려준다. 진모는 그 말을 통해 “사과는 지는 것”이 아니라 “용기 있게 마음을 꺼내는 일”이라는 사실을 조금씩 깨닫게 된다.
출판사 역시 책 속 메시지를 분명하게 강조한다. “잘못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사과는 아무나 할 수 없다”는 문장은 이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이다. 아이들에게 사과는 단순한 예절 교육이 아니라,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용기의 언어로 제시된다.
무엇보다 이 책은 무겁게만 흐르지 않는다. 열정은 넘치지만 눈치는 부족한 진모, 잘난 척하지만 어딘가 미워할 수 없는 부용이, 감정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는 다영이 등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이야기 곳곳에 웃음을 만든다. “꾸역꾸역 변명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현실적이면서도 사랑스럽다.
심수영 작가는 그동안 『게임 중독은 내게 맡겨!』, 『고모가 생길 뻔한 날』 등 어린이들의 현실 고민을 유쾌하게 풀어내는 작품을 꾸준히 써왔다. 이번 작품에서도 학교와 친구 관계라는 익숙한 공간 속에서 어린이 독자들이 실제로 마주하는 감정의 결을 세밀하게 포착했다.
『내 사과, 받아 줄래?』는 결국 질문 하나를 남긴다. 우리는 잘못을 인정하는 사람을 약하다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가. 누군가 먼저 “미안해”라고 말하는 순간, 관계는 무너지는 게 아니라 다시 시작될 수도 있다고 책은 조용히 이야기한다.
어쩌면 가장 어려운 말은 “내가 잘못했어”일지 모른다. 그리고 가장 강한 사람은, 그 말을 끝내 입 밖으로 꺼낼 수 있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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