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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은 왜 더 많이 증명해야 하는가, 『왜 여성은 일할수록 불리해질까?』 출간(조앤 C. 윌리엄스·레이첼 뎀시, 이콘)
“이래도 욕먹고 저래도 욕먹는 구조”…직장 속 여성 편견의 메커니즘 해부
출판사 제공
같은 일을 해도 여성은 더 많은 증명을 요구받는다. 목소리를 내면 “독하다”는 말을 듣고, 부드럽게 행동하면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출산 이후에는 능력과 헌신이 의심받는다. 미국의 젠더 연구 권위자 조앤 C. 윌리엄스와 작가 겸 변호사 레이첼 뎀시는 신간 『왜 여성은 일할수록 불리해질까? ― 직장에서 반복되는 네 가지 편견』에서 이 문제를 개인의 성격이나 역량이 아닌 ‘구조적 편견’의 문제로 분석한다.
이콘에서 출간한 이 책은 35년 이상 축적된 연구와 127명의 여성 리더 인터뷰를 바탕으로 직장 내 여성들이 반복적으로 겪는 차별 패턴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저자들은 여성들이 경험하는 불이익이 우연이나 개인적 실패가 아니라 조직문화와 사회적 고정관념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한다.
책은 여성에게 작동하는 대표적인 편견 구조를 네 가지로 나눈다. 첫째는 ‘능력 입증’ 문제다. 여성은 중요한 프로젝트 경험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기회를 얻지 못하고, 기회를 얻지 못했기 때문에 다시 경험 부족 평가를 받는다. 책은 “여성은 중요한 프로젝트에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한 적이 없다는 이유로 다음 중요한 프로젝트에서 배제된다”고 지적한다.
둘째는 리더십의 이중 잣대다. 적극적으로 행동하면 “독한 여자”라는 평가를 받고, 협력적 태도를 보이면 “나약하다”는 인식을 받는다. 저자들은 이를 “이래도 욕먹고 저래도 욕먹는 여성성의 구조”라고 설명한다. 실제 책에는 투자은행 업계 여성의 목소리도 등장한다. “공격적으로 나서면 독한 여자 소리를 듣고, 부드럽게 행동하면 성공할 자질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는 것이다.
셋째는 출산과 돌봄의 문제다. 여성은 육아휴직 이후 업무 의욕과 역량이 떨어졌을 것이라는 선입견에 직면한다. 책은 오늘날 직장 구조 자체가 여전히 “한 명은 생계부양자, 다른 한 명은 전업 돌봄 노동자였던 1960년대 가족 모델”에 맞춰져 있다고 비판한다.
특히 저자들은 여성에게 완벽한 엄마와 완벽한 직장인을 동시에 요구하는 사회 분위기를 강하게 지적한다. “현재 시스템은 여성들이 무엇을 하든 죄책감을 피할 수 없도록 설계돼 있다”는 문장은 책 전체의 문제의식을 압축한다.
넷째는 여성들 사이 경쟁 구조다. 조직이 제한된 자리를 두고 여성들을 경쟁하게 만들면서, 여성 멘토조차 후배 여성의 승진을 반대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이를 개인 간 갈등으로만 볼 수 없다고 말한다. 문제의 원인은 여성을 양립 불가능한 조건 속에 밀어 넣는 시스템 자체에 있다는 설명이다.
책은 단순한 분노나 피해의식에 머물지 않는다. 현실적 조언도 함께 제시한다. 경계 설정,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 전략, 편견을 인식하고 대응하는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다룬다. 다만 저자들은 “여성으로 살아가는 정답을 제시하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젠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인에게 또 다른 역할 수행을 강요하는 방식 역시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앤 C. 윌리엄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로스쿨 교수이자 워크라이프 법률센터 설립자로, 수십 년간 직장 내 젠더와 계층 문제를 연구해 온 세계적 권위자다. 공동 저자 레이첼 뎀시는 작가이자 변호사로 활동하며 젠더와 노동 문제를 꾸준히 다뤄왔다.
『왜 여성은 일할수록 불리해질까?』는 여성 개인에게 “더 잘하라”고 조언하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왜 여성들이 같은 자리에서 더 많은 설명과 증명을 반복해야 하는지를 구조적으로 해부한다. 조직은 과연 누구를 기준으로 설계돼 있는가. 이 책은 그 오래된 질문을 다시 꺼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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