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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의 시대, 우리는 왜 믿고 싶은 것만 믿게 됐나…『믿고 싶은 것만 믿는 사람들』 출간(데이비드 팩먼, 창비)
“에코 체임버를 넘어 에코 머신의 시대”…극단주의와 확증편향의 구조 해부
출판사 제공
정치적 분열과 가짜뉴스, 혐오와 음모론이 일상이 된 시대다. 사람들은 더 이상 같은 현실을 바라보지 않는다. 각자 자신이 믿고 싶은 정보만 소비하며, 서로 다른 세계 안에서 살아간다. 창비는 미국의 정치 유튜버이자 팟캐스터 데이비드 팩먼의 신간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사람들 ― 극단주의와 확증편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오는 5월 22일 출간한다고 밝혔다.
이 책은 단순한 정치 비평서가 아니다. 저자는 오늘날 민주주의를 흔드는 핵심 원인으로 ‘에코 체임버’를 넘어선 ‘에코 머신’을 지목한다. 알고리즘과 뉴미디어, 정치 선동과 확증편향이 결합해 사람들이 사실보다 감정과 믿음에 따라 움직이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350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데이비드 팩먼 쇼’를 운영하는 저자는 미국 사회가 어떻게 극단주의와 음모론에 잠식돼 갔는지를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분석한다. 선거제도와 사법 시스템, 언론 환경, 뉴미디어 알고리즘 문제까지 폭넓게 짚으며 “왜 사람들은 점점 더 진실을 외면하게 되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책은 특히 정치 혐오의 구조를 날카롭게 해부한다. 데이비드 팩먼은 서문에서 “나는 정치를 혐오한다”고 선언한다. 하지만 그 혐오는 정치 자체를 포기하자는 뜻이 아니다. 그는 “시스템을 바꾸려면 시스템 안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하며, 시민이 정치와 공론장을 외면할수록 가장 극단적인 세력이 권력을 차지하게 된다고 경고한다.
“정치에서 관심을 끊으면, 결과는 하나뿐이다. 최악의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인류의 미래를 결정하는 자리에 오르는 것이다.”라는 문장은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다.
저자는 극단주의가 단순히 특정 정치세력의 문제가 아니라 미디어 구조와 인간 심리의 결합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사람들은 복잡한 현실보다 단순한 해답을 선호하고, 자신이 이미 믿고 있는 것을 강화해 주는 정보에 더 쉽게 끌린다. 책은 “세금은 나쁘다”, “기후위기는 과장됐다” 같은 단순한 구호가 왜 강력한 정치적 힘을 가지는지 설명한다.
특히 한국 독자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문제의식이 이어진다. 옮긴이 김내훈은 “한국 사회 역시 뉴미디어를 통해 별도의 세계관이 형성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가짜뉴스와 허위 정보가 공론장을 오염시키고 있으며, 기본적인 소통 자체가 불가능해지고 있다”고 경고한다.
책은 단순히 위기를 진단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저자는 미디어 리터러시와 비판적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시민 개개인이 정보 소비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민주주의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말한다. “현명한 미디어 소비자 되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같은 장에서는 구체적인 실천 방향도 함께 제시한다.
무엇보다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사람들』은 오늘의 정치와 미디어 환경을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다루지 않는다. 미국 사례를 중심으로 하지만, 혐오와 분열, 음모론과 확증편향이 빠르게 퍼져가는 한국 사회와도 자연스럽게 겹쳐진다.
우리는 지금 같은 뉴스를 보고도 전혀 다른 현실을 믿는 시대를 살고 있다.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사람들』은 그 불안한 시대의 구조를 정면으로 들여다보며, 민주주의가 왜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차갑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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