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상세
바다를 둘러싼 성벽 위에 남은 조선의 긴장, 『돈대의 섬, 강화도』 출간(이경수, 도서출판선인)
병자호란부터 신미양요까지…54개 돈대로 읽는 강화도의 방어 역사
출판사 제공
강화도 해안을 따라 늘어선 돈대는 단순한 군사시설이 아니다. 바다 건너 침입해 오는 적을 막기 위해 조선이 쌓아 올린 긴장의 흔적이자, 지금까지도 분단 현실과 맞닿아 있는 살아 있는 역사 현장이다. 도서출판선인은 강화도의 관방유적을 중심으로 조선시대 방어 체계를 조명한 신간 『돈대의 섬, 강화도 ― 조선시대 강화 관방사』를 오는 6월 15일 출간한다고 밝혔다.
이번 책은 강화도에 남아 있는 돈대와 성곽, 군사시설을 통해 조선 후기 국가 방어 전략과 시대의 흐름을 입체적으로 풀어낸 역사 교양서다. 병자호란 이후 조정이 강화도를 ‘보장처’로 삼아 군사 체계를 재정비했던 과정부터 병인양요와 신미양요, 운요호 사건까지 강화도가 겪어야 했던 전쟁과 충돌의 역사를 촘촘히 따라간다.
강화도는 선사시대부터 근현대까지 굵직한 사건을 품어온 ‘역사의 섬’으로 불린다. 특히 조선 후기에는 수도 한양을 방어하는 전략적 요충지 역할을 맡았다. 조정은 외세 침입에 대비해 강화도 전역 해안선을 따라 모두 54개의 돈대를 설치했다. 돈대는 해안을 감시하고 적의 상륙을 막기 위한 소규모 방어시설로, 오늘날에도 강화도의 상징적인 문화유산으로 남아 있다.
책은 단순히 유적의 건축 구조를 설명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왜 그 자리에 돈대가 세워졌는지, 당시 조선은 무엇을 두려워했는지, 또 어떤 방식으로 국가를 지키려 했는지를 역사적 맥락 속에서 풀어낸다. 교동읍성과 강화외성, 강화산성 등 관련 성곽과 방어 체계도 함께 다루며 조선 후기 강화도의 군사 시스템 전체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저자는 돈대를 “역사가 응축된 현장”으로 바라본다. 병인양요 때 프랑스 함대가 지나간 바다, 신미양요 당시 미군 함선이 포격했던 해안, 운요호 사건으로 조선이 개항 압박에 놓였던 장소들이 지금도 강화도 곳곳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일부 지역은 오늘날에도 군사시설로 사용되며 남북 대치 현실과 이어진다는 점에서 과거와 현재가 겹쳐지는 공간으로 읽힌다.
저자 이경수는 강화도에서 태어나고 자란 역사 교사 출신 연구자다. 오랫동안 강화도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연구해 왔으며 『역사의 섬 강화도』, 『왜 몽골제국은 강화도를 치지 못했는가』, 『강화도, 근대를 품다』 등을 통해 강화도의 역사적 의미를 꾸준히 조명해 왔다. 이번 책 역시 지역의 풍경과 역사, 답사의 감각을 결합한 현장형 서술이 특징이다.
책은 ‘보장처’, ‘유수부’, ‘진무영’ 같은 조선 후기 군사·행정 체계도 함께 설명한다. 단순히 강화도가 “섬이라 안전했다”는 수준을 넘어, 조선이 왜 강화도를 최후의 보루로 삼았는지, 그리고 그 전략이 실제 역사 속에서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를 구체적으로 짚는다.
무엇보다 『돈대의 섬, 강화도』는 유적을 과거의 흔적으로만 바라보지 않는다. 성벽 위에 남은 총안과 바다를 향한 포대, 오래된 돌계단과 성곽의 방향 속에는 당시 사람들의 두려움과 생존 전략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강화도의 돈대를 통해 “역사는 기록 이전에 공간으로 남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강화도의 바다는 오늘도 조용하지만, 그 해안을 따라 이어진 돈대들은 여전히 오래된 경계의 시간을 증언하고 있다.
관련 기사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