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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인간을 어떻게 바꾸는가, 브라이언 이노의 『예술은 무엇을 하는가』 출간(브라이언 이노·베테 아드리안스, 알에이치코리아)

“예술은 불확실한 삶을 꿈꾸는 연습”…거장이 말하는 감정과 상상의 힘

장세환2026년 5월 19일 오후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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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무엇을 하는가.jpg출판사 제공

콜드플레이, U2, 토킹 헤즈, 데이비드 보위와 함께 작업해 온 전설적 음악가 브라이언 이노가 예술의 본질을 탐구한 책을 국내에 처음 선보인다. 알에이치코리아는 브라이언 이노와 네덜란드 출신 예술가 베테 아드리안스가 함께 쓴 『예술은 무엇을 하는가』를 오는 20일 출간한다고 밝혔다.

이번 책은 “예술은 왜 필요한가”라는 오래된 질문에서 출발한다. 예술이 개인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공동체를 연결하며 세상을 움직이는지 쉽고도 깊이 있게 풀어낸 예술철학 입문서다. 음악과 미술, 영화 같은 전통적 예술 영역은 물론 헤어스타일과 장신구, 사회관계망서비스 밈과 농담까지 인간의 일상 전체를 예술의 영역으로 바라본다는 점이 특징이다.

브라이언 이노는 예술을 소수 전문가의 전유물로 한정하지 않는다. 그는 “예술 활동은 인간이 감정을 만들고 타인과 연결되며 또 다른 가능성을 상상하는 방식”이라고 말한다. 화장하거나 춤추고, 음악을 틀고, 옷을 고르는 일까지 모두 감정을 촉발하려는 표현 행위라는 것이다.

책은 예술을 ‘감정의 기술’로 설명한다. 사람들은 흔히 감정을 비합리적인 것으로 여기지만 실제 삶의 중요한 선택은 감정에 의해 움직인다는 시각이다. 저자들은 공포영화와 소설, 음악과 그림을 통해 인간이 현실의 위험 없이 감정을 미리 경험하고 연습한다고 설명한다. 예술을 “안전한 시뮬레이터”에 비유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브라이언 이노는 예술이 인간과 사회를 바꾸는 힘에도 주목한다. 책에는 “예술이 역사의 흐름을 바꾸고 혁명을 앞당긴 사례는 수없이 많다”거나 “독재자들이 예술가를 탄압하거나 선전 도구로 이용하려 한 이유도 그 영향력 때문”이라는 분석이 담겼다. 동시에 예술은 언제든 책을 덮고 영화관을 나올 수 있는 안전한 경험이라는 점에서 인간에게 강력한 변화를 일으킨다고 설명한다.

책은 또 예술을 놀이와 연결한다. “예술은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 놀이를 하는 수단”이며 “예술을 통해 인간은 감정을 연구한다”는 문장은 예술을 생산성과 효율 중심 사회 밖의 불필요한 활동으로 보는 시선을 뒤집는다. 저자들은 오히려 비효율과 상상, 감정의 움직임 속에서 인간다운 삶이 만들어진다고 강조한다.

브라이언 이노는 록시 뮤직 활동 이후 50여 년 동안 음악과 시각예술, 사회운동을 넘나들며 활동해 온 인물이다. 앰비언트 뮤직 창시자로도 잘 알려져 있으며, 이번 책에서는 거창한 예술이론보다 일상의 언어와 사례를 통해 예술의 의미를 설명한다. 짧고 경쾌한 구성 속에 철학과 미학, 사회적 질문까지 함께 담아낸 점도 눈길을 끈다.

『예술은 무엇을 하는가』는 예술을 감상하는 법보다 예술과 함께 살아가는 법에 더 가까운 책이다. 무엇을 좋아할지 끊임없이 강요받는 시대 속에서 “자신이 깊이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는 일이 마음의 독립”이라고 말하는 이 책은, 예술을 통해 인간이 어떻게 자기 삶의 방향을 다시 찾을 수 있는지 조용히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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