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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은 사랑이 떠난 자리에서 시작된다”, 『일요일에 잊힌 사람들』 출간(발레리 페랭, 엘리)
요양원에서 만난 노인들의 기억과 사랑, 그리고 잊힌 삶의 존엄을 그린 프랑스 베스트셀러 소설
출판사 제공
전 세계 150만 부 이상 판매된 프랑스 베스트셀러 『일요일에 잊힌 사람들』이 국내 독자들을 만난다. 프랑스 소설가 발레리 페랭의 데뷔작인 이 작품은 출간 직후 13개의 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과 독자들의 주목을 동시에 받았고, 이후 『비올레트, 묘지지기』의 세계적 흥행과 함께 다시 조명되며 역주행 신화를 쓴 작품이다.
소설은 프랑스 동부의 작은 시골 마을 오르탕시아 요양원에서 시작된다. 스물한 살 요양 보호사 쥐스틴은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조부모 밑에서 자란 인물이다. 그는 요양원 노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하는 일에서 특별한 의미를 발견한다. 특히 아흔이 넘은 엘렌과 나누는 우정은 이 소설의 중심축이 된다. 난독증 때문에 평생 글을 읽지 못했던 엘렌의 삶을 받아 적으며, 쥐스틴은 한 인간의 생애 속에 남겨진 사랑과 상실, 후회와 기억의 흔적들을 차츰 마주하게 된다.
『일요일에 잊힌 사람들』은 단순한 요양원 이야기가 아니다. 작품은 늙어간다는 것의 의미와, 누군가에게 잊힌다는 감각을 정면으로 응시한다. 책 속에서 쥐스틴은 “노화는 고독과 함께 시작되는 것 같다”고 말한다. 가족의 발길이 끊긴 채 요양원에서 일요일을 보내는 노인들의 모습은, 현대 사회가 외면해온 돌봄과 관계의 문제를 조용하지만 선명하게 드러낸다.
소설의 또 다른 축은 기억과 사랑이다. 어느 날 정체불명의 인물이 노인들의 가족에게 거짓 부고 전화를 걸기 시작하면서, 오랫동안 끊어졌던 관계와 감정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야기는 미스터리 형식을 띠지만, 결국 독자를 이끄는 힘은 인간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다. 발레리 페랭은 거창한 영웅 대신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통해 사랑의 흔적과 인간의 존엄을 복원해낸다.
특히 이 작품은 영화적 장면 전환과 리듬감 있는 문체로 높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시나리오 작가와 사진작가로 활동했던 저자의 이력이 자연스럽게 녹아든 결과다. 한 장면 한 장면이 마치 오래된 필름처럼 감각적으로 펼쳐지며, 독자는 등장인물들의 삶 속으로 천천히 스며들게 된다.
프랑스 문단과 해외 언론의 반응도 뜨거웠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오랫동안 이렇게 아름답게 쓰인 책을 읽어본 적이 없다”고 평했고, 미국 공영방송 NPR은 “영화 <아멜리에>를 떠올리게 하는 따뜻하고 기발한 소설”이라고 소개했다. 국내에서는 소설가 김금희가 추천사를 통해 “발화란 사랑과 동의어임을 깨닫게 되는 소설”이라고 전했다.
『일요일에 잊힌 사람들』은 기억을 잃어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끝까지 사라지지 않는 감정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삶의 끝자락에서도 여전히 누군가를 기다리고, 기억하고, 사랑하는 인간의 마음을 조용히 붙드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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