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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심경을 다시 읽는 시간”, 『의반야바라밀다』 출간(박경전, 지식과감성#)
산스크리트 원문 바탕으로 새롭게 풀어낸 반야심경… 소설 형식 더해 일상 수행의 언어로 접근
출판사 제공
반야심경을 단순한 독송 경전이나 소원성취의 주문이 아닌, 일상 속 수행의 지침으로 새롭게 해석한 책 『의반야바라밀다』가 출간됐다. 원불교 교무이자 소설가로 활동해 온 박경전 작가는 이번 책에서 반야심경의 핵심을 ‘의반야바라밀다(依般若波羅密多)’라는 수행의 실천 개념으로 다시 짚어낸다.
저자는 기존 반야심경 해설서들이 한문 번역과 통념에 머물렀다고 보고, 산스크리트어 원문을 바탕으로 경전의 의미를 새롭게 풀어냈다. 단순한 교리 설명에 그치지 않고, 부처가 깨달은 진리를 현실 속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중심에 놓는다. 저자는 반야심경을 “진리의 사용 설명서”라고 표현하며, 깨달음 자체보다 삶 속에서 진리를 어떻게 적용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책은 반야심경 전체를 8개 단락으로 나눠 해설한다. 각 장마다 산스크리트 원문 대조와 함께 ‘소설 반야심경’이라는 짧은 서사 형식을 삽입해 독자들이 경전의 의미를 보다 쉽게 체감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난해한 불교 용어를 단순 풀이하는 대신, 삶의 불안과 관계, 고통과 감정의 흐름 속에서 경전이 어떻게 살아 움직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특히 저자는 반야심경을 종교인의 전유물로 보지 않는다. “진리는 수행자만의 것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라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종교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삶의 균형과 평화를 고민할 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접근한다. 컴퓨터 사용법을 알기 위해 전기의 원리를 완벽히 이해할 필요는 없듯, 진리 또한 삶 속에서 체험하고 사용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책 곳곳에는 삶의 흔들림 속에서도 마음의 중심을 잃지 않으려는 태도가 담겨 있다. 저자는 “이 책을 읽고 깨닫지 못해도 괜찮다”며 “삶의 고요한 평화를 깨는 일이 생겼을 때 문득 이 책이 떠오르면 좋겠다”고 말한다. 깨달음을 강요하는 대신, 독자의 일상 가까이에 머무르는 경전 읽기를 제안하는 셈이다.
박경전 작가는 원불교학과를 졸업하고 원불교 교무로 활동해 왔다. 이후 문예창작을 공부하며 단편소설로 등단했고, 소설 『활불의 시대』와 에세이 『돌이 듣는다』 등을 펴냈다. 이번 책에서는 수행자이자 창작자로 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철학과 서사를 함께 엮어냈다.
『의반야바라밀다』는 반야심경을 어렵고 멀게 느껴왔던 독자들에게 새로운 입구를 제시한다. 경전을 해석하는 책이 아니라, 삶 속에서 진리를 어떻게 사용하고 견뎌낼 것인가를 묻는 책에 가깝다. 바쁜 현실 속에서 잠시 멈춰 마음의 방향을 돌아보고 싶은 독자들에게 잔잔한 사유의 시간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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