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상세

newbooks

“공생하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한다”, 『히스토리아 비테이』 출간(최재천, 지식서재)

46억 년 생명의 역사에서 찾은 인간의 미래… 최재천 교수가 전하는 공생의 생태학

장세환2026년 5월 15일 오후 2:48
156

히스토리아 비테이.jpg출판사 제공

팬데믹과 기후 변화, 초고령 사회와 인공지능의 급속한 확장까지. 인류는 지금 거대한 전환의 문턱 앞에 서 있다. 세계적인 생태학자 최재천 교수가 신간 『히스토리아 비테이』를 통해 그 위기의 해답을 “생명의 역사” 속에서 찾는다.

‘히스토리아 비테이’는 라틴어로 “생명의 역사”를 뜻한다. 저자는 태초 지구의 탄생부터 오늘날 호모 사피엔스에 이르기까지, 수십억 년 동안 이어져 온 생명의 흐름을 따라가며 인간이 놓치고 있는 생존의 원칙을 짚어낸다. 단순한 과학 교양서를 넘어 자연과 인간, 진화와 문명, 생태와 미래를 연결하는 거대한 생명 서사에 가깝다.

책은 약 46억 년 전 지구 형성 과정에서 출발한다. 최초의 생명체가 어떻게 등장했고, 하나의 유전물질이 어떻게 수백만 종의 생명으로 분화했는지를 진화론의 시선으로 풀어낸다. 다윈의 진화론, 동식물의 생존 전략, 인간의 탄생 과정까지 이어지는 설명은 어렵고 복잡한 과학 이론 대신 흥미로운 사례와 생생한 이야기로 채워졌다.

최재천 교수는 특히 인간 중심적 사고를 강하게 비판한다. 인간은 스스로를 ‘현명한 인간’이라 부르지만, 실제로는 자연을 끊임없이 파괴하며 자신이 기대고 있는 생태계 자체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팬데믹과 기후 위기 역시 자연 침범의 결과라고 지적한다. “개발이 생존인 줄 알았는데 보존이 생존이었다”는 메시지는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문장처럼 읽힌다.

저자는 다양한 생명체의 행동 속에서 인류가 배워야 할 미래의 생존법도 제시한다. 늙은 개미에게 새로운 역할을 맡기는 잎꾼개미, 번갈아 노동을 나누는 갈매기 부부, 생물다양성을 통해 집단 생존력을 유지하는 철새 무리 등은 모두 ‘공생’이라는 하나의 방향으로 이어진다. 결국 인류 역시 경쟁과 파괴 중심의 문명에서 벗어나 ‘호모 사피엔스’가 아닌 ‘호모 심비우스’, 즉 공생하는 인간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결론이다.

최재천 교수는 서울대학교 동물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와 하버드대학교에서 생태학과 생물학을 연구한 세계적 석학이다. 자연과학과 인문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연구와 강연으로 대중에게 꾸준히 과학의 중요성을 알려왔으며, 제인 구달 박사와 함께 생명다양성재단을 설립해 생명 보호 활동에도 힘써왔다.

『히스토리아 비테이』는 과학 책이지만 동시에 인간 존재를 되묻는 철학서이기도 하다.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바라봐 온 인류에게 이제는 공존의 감각을 회복해야 한다고 조용히 경고한다. 한 종의 성공 신화처럼 보였던 인간 문명이, 사실은 거대한 생명의 그물망 위에 겨우 매달려 있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우는 책이다.

관련 기사

글로벌 사우스의 중심, 『인도에서 기회를 만나다』 출간 (신시열, 이콘)

글로벌 사우스의 중심, 『인도에서 기회를 만나다』 출간 (신시열, 이콘)

6월 10일 오후 3:56
9
몸은 스스로 치유한다, 『자가 수리점』 출간 (헨리 비일러, 사이몬북스)

몸은 스스로 치유한다, 『자가 수리점』 출간 (헨리 비일러, 사이몬북스)

6월 10일 오후 3:52
12
사라지는 손목, 남는 체온 ― 『솜사탕 증후군』 (박윤일, 파란)

사라지는 손목, 남는 체온 ― 『솜사탕 증후군』 (박윤일, 파란)

6월 10일 오후 3:45
8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