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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을 배우는 사회가 진짜 다문화 사회다”, 『다문화 박사의 ‘진짜’ 다양성 이야기』 출간(조형숙, 산지니)

이주와 언어, 인종과 교육… 현장에서 길어 올린 한국 사회의 다양성 보고서

장세환2026년 5월 15일 오후 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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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박사의 진짜 다양성 이야기.jpg출판사 제공

다문화와 다양성은 이제 한국 사회에서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과연 ‘다문화’를 얼마나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까. 다문화·이중언어 교육 연구자인 조형숙 서원대학교 교수가 자신의 경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쓴 『다문화 박사의 ‘진짜’ 다양성 이야기』가 산지니에서 출간됐다.

이 책은 다문화 사회를 단순히 “외국인이 늘어난 사회” 정도로 바라보는 시선을 넘어, 인종·언어·문화·교육·정체성의 문제를 구체적인 삶의 현장 속에서 들여다본다. 미국 유학과 이민 생활, 다문화 교육 연구, 교사 경험 등을 바탕으로 저자가 직접 체감한 차별과 소외, 그리고 다양성의 의미를 풀어낸다.

조형숙 교수는 2010년 아들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가며 스스로 ‘다문화 가족’이 되었다. 한국에서는 교사였지만 미국에서는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하지 못하는 이방인이 되었고, 아들 역시 현지 학교에서 “영어를 못하는 다문화 학생”이 됐다. 책은 바로 그 경험에서 출발한다.

특히 저자는 다문화 학생들이 학교에서 느끼는 ‘외로움’에 주목한다. 언어만 배운다고 공동체에 자연스럽게 섞이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문화와 감성을 함께 소통하지 못하면 외톨이 아웃사이더로 남게 된다”고 말한다.

책은 현재 한국 사회의 다문화 교육 방식도 비판적으로 짚는다. 다문화 학생들을 단순히 ‘한국인처럼 적응시켜야 하는 대상’으로 바라보는 동화주의 교육의 한계를 지적하며, 두 개 이상의 문화와 언어를 오가는 아이들의 정체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양성은 특별한 정책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감수성과 연결된 문제라는 시선이다.

문화 다양성과 인종 문제를 다루는 대목도 눈길을 끈다. 저자는 미국에서 경험한 인종주의와 문화 차이를 사례 중심으로 풀어낸다. 외국인을 무조건 배려하거나 이해해야 한다는 도식적인 접근이 아니라, 서로 다른 문화의 맥락을 이해하고 대응하는 과정 자체가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언어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적이다. 저자는 다중언어 사용을 “정체성 혼란”으로 보는 일부 시선을 비판하며, 오히려 여러 언어를 사용하는 경험이 새로운 세계를 이해하는 힘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언어는 단순한 의사소통 수단이 아니라 사회적 자산이며, 동시에 차별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는 점을 짚는다.

『다문화 박사의 ‘진짜’ 다양성 이야기』는 거창한 이론서보다 삶 가까이에 있는 기록에 가깝다. 학교와 교실, 거리와 병원, 가정과 이민 현장에서 마주한 현실들이 촘촘히 담겨 있다. 그 과정에서 독자는 자연스럽게 질문하게 된다. 우리는 과연 서로의 다름을 얼마나 이해하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가.

다문화 사회는 이미 시작되었다. 이 책은 그 현실 앞에서 한국 사회가 어떤 감각과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조용하지만 묵직하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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