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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스마트폰과 플랫폼이 일상을 지배하는 시대, 디지털 환경이 인간의 사고와 민주주의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를 비판적으로 분석한 『디지털 군중』이 드러커마인드에서 출간됐다. 한국일보 정치부장과 대통령실 비서관 등을 지낸 유성식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는 연결된 인간이 아니라 조종되는 군중이 되어가고 있다”고 진단한다.
책은 프랑스 사회심리학자 귀스타브 르봉의 군중심리 이론을 오늘날 디지털 환경과 연결한다. 과거 혁명과 광장의 군중을 움직였던 심리가 이제는 스마트폰과 플랫폼, 알고리즘 속에서 재현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디지털미디어가 개인의 사고와 감정을 자극 중심으로 재편하며, 사회 전체를 혼돈과 무질서 속으로 밀어 넣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저자는 디지털 중독 문제를 날카롭게 짚는다. 반복적인 콘텐츠 소비가 도박과 유사한 구조를 가지며, 즉각적인 쾌감이 인간의 자율성과 통제력을 약화시킨다고 설명한다. “디지털 중독은 ‘나’의 상실을 부른다”는 문장은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다. 생각의 힘이 약해질수록 개인의 정체성 또한 흔들린다는 것이다.
책은 뉴스와 여론, 정치와 민주주의 문제까지 시선을 확장한다. 알고리즘 기반 플랫폼이 자극적 콘텐츠를 우선 배치하면서 공론장은 점점 극단화되고, 사람들은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짜뉴스’로 규정하는 경향이 강해진다고 지적한다. 디지털 기술이 정보를 풍요롭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사고의 깊이와 사회적 신뢰를 약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이다.
또한 빅데이터와 플랫폼 기업이 개인을 어떻게 분석하고 통제하는지도 다룬다. 우리가 남긴 검색 기록과 소비 패턴, 감정 반응이 데이터로 축적되며, 기업과 플랫폼은 이를 통해 인간보다 더 인간을 정확히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현실 속에서 “기술은 우리의 종”이라는 믿음 자체가 이미 위험한 착각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무엇보다 『디지털 군중』은 기술 자체를 부정하기보다, 인간이 디지털 환경 속에서 어떻게 사고하고 살아가야 하는지를 묻는다. 혼자 있는 시간의 중요성, 자기 자신과 대화하는 능력, 느리게 생각하는 힘을 회복해야 한다는 제안은 빠른 연결과 즉각적 반응에 익숙해진 시대에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유성식 저자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일보 기자와 정치부장을 거쳐 대통령실 정무수석실 비서관, 국무총리실 공보실장 등을 지냈다. 현재는 대학에서 미디어와 저널리즘 관련 강의를 이어가며 디지털 시대의 수용자 심리와 언론 환경을 연구하고 있다.
『디지털 군중』은 편리함과 연결이라는 이름 아래 우리가 무엇을 잃고 있는지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디지털 기술이 인간을 자유롭게 만들고 있는지, 아니면 더 쉽게 조종 가능한 군중으로 바꾸고 있는지 묻는 이 책의 질문은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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