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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차인표가 다시 묻는 이야기의 힘, 『우리동네 도서관』 출간(차인표, 사유와공감)

욕망과 상처, 그리고 타인을 읽어내는 마음… 도서관에서 시작된 깊은 질문의 소설

장세환2026년 5월 13일 오후 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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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도서관.jpg출판사 제공

배우이자 소설가 차인표가 장편소설 『우리동네 도서관』으로 돌아왔다.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 『인어사냥』, 『그들의 하루』 등 매 작품마다 묵직한 질문을 던져온 그는 이번 신작에서 ‘쓰기’와 ‘읽기’,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이야기의 힘을 정면으로 응시한다.

『우리동네 도서관』은 매일 동네 도서관으로 출근해 소설을 쓰는 작가 ‘나’의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그는 고구려 시대 화공 ‘번각’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집필 중이다. 번각은 자신이 직접 본 것만 그린다는 신념을 지닌 인물이다. 그러나 어느 날 귀족의 명령으로 실존 여부조차 불분명한 ‘용’을 그림 속에 담아야 하는 상황에 내몰린다.

소설은 여기서 현실과 허구를 교차시킨다. 번각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던 현대의 작가 앞에 실제 용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다. 용은 작가에게 영감을 주기보다 오히려 창작의 한계와 욕망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무엇을 위해 쓰는가, 존재하지 않는 것을 왜 끝내 기록하려 하는가라는 질문이 도서관이라는 공간 안에서 끊임없이 이어진다.

작품 속 문장들은 이야기의 의미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글을 쓴다는 것은 생각을 쓰는 일이었다. 생각은 나 혼자 만든 것이 아니었다.”

또 다른 장면에서는 소설의 역할을 이렇게 말한다.

“오죽하면 읽으려고 하겠어요? 소설 속에서나마 위안을 찾고, 용기를 얻고, 희망을 발견하려구요.”

차인표는 이번 작품에서 단순히 판타지적 상상력에 머물지 않는다. 소설 속 도서관은 누군가의 상처가 모이고, 외로운 사람들이 잠시 머무는 장소다. 창렬, 송이, 출렁이 같은 인물들은 사회적으로 소외된 존재들이지만, 작품은 그들을 연민의 대상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대신 서로를 읽고 이해하려는 연결의 가능성 속에 놓아둔다.

특히 ‘용’이라는 존재는 단순한 상징을 넘어 인간의 욕망과 희망, 두려움의 총합처럼 작동한다. 극심한 가뭄 속에서 비를 기다리는 사람들, 생존을 위해 그림을 그려야 하는 화공, 그리고 끝내 이야기를 완성하려는 소설가까지. 모두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용을 쫓는다.

차인표는 배우라는 대중적 이미지 너머 꾸준히 소설가로서의 길을 걸어왔다. 전쟁과 폭력, 인간 욕망, 사회적 약자 같은 주제를 다뤄온 그의 작품 세계는 이번 『우리동네 도서관』에서 한층 더 깊어진 질문으로 이어진다. 이야기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그리고 우리는 왜 끝내 서로의 삶을 읽으려 하는가.

도서관 한구석에 앉아 누군가의 이야기를 펼쳐 드는 순간, 이 소설은 독자에게 조용히 말을 건넨다. 결국 사람을 살리는 것은 거대한 영웅담이 아니라, 서로의 삶을 끝까지 읽어주려는 마음일지도 모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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